수입차시장은 물론 국내 자동차시장 전반에서 높은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연간 판매실적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수입차시장은 물론 국내 자동차시장 전반에서 높은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연간 판매실적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탄탄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에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어느덧 6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심지어 국산 완성차 업체 3사의 극심한 부진과 맞물려 국내 자동차시장 전체에서 연간 판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2년 연속 판매실적이 후퇴한 점은 예사롭지 않다.

◇ 여전히 위상 공고한 벤츠, 예사롭지 않은 이유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등록대수 집계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7만6,15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수입차업계 1위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2위 BMW(6만5,669대)를 1만대 이상 앞선 것이다. 이로써 벤츠는 2016년 이후 6년 연속 수입차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

벤츠는 심지어 국내 자동차시장 전체 연간 판매 순위에서도 현대자동차·기아에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국산 완성차 업체 3사가 나란히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벤츠가 사상 처음 3위를 꿰찬 것이다.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부분도 있다. 업계 내 위상은 여전히 공고하지만, 자체 판매실적이 2년 연속 후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벤츠는 2002년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 이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BMW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 때에도, 매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던 수입차시장이 잠시 주춤했던 때에도 벤츠는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세는 지난해를 기해 멈춰 섰다. 2019년 7만8,133대였던 연간 판매실적이 2020년 7만6,879대로 1.9% 줄어든 것이다. 이어 지난해 판매실적 역시 2020년 대비 0.9% 감소하며 또 다시 뒷걸음질 쳤다. 

물론 감소폭이 큰 것은 아니다. 다만, 20여년 가까이 이어져오던 성장 행보가 방향을 틀고, 2년 연속 이어졌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좀처럼 8만대 고지를 밟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벤츠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 판매실적을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특히 벤츠는 지난해 4분기 들어 월간 판매실적이 급격히 감소하며 BMW에 밀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반도체 대란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만약 이러한 흐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경우, 3년 연속 판매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1위 수성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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