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다수 식품기업이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시장 내 입지 강화에 독자 개발 원료의 보유 여부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픽사베이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지난해 시장규모 5조원대로 추산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다수 식품기업이 진출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향후 시장 내 입지 강화와, 독자 개발 원료인 ‘개별인정형 원료’의 보유 여부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2020년 ‘4조원’대 돌파한 국내 건기식 시장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해 제조(가공을 포함)한 식품’으로 정의된다. 기능성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해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 보건 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으로 정의되며,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등이 대표적 원료다.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국내 인구 고령화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성장했다. 지난해 식품산업통계정보(aTFIS)가 발표한 ‘식품시장 뉴스레터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통계자료를 보면 2010년 고령인구 비율과 시장규모는 각각 10.5%, 1조2,820억원이다. 2019년 고령인구 비율이 14.9%로 증가한 사이 시장규모는 190.6%(3조7,257억원) 대폭 성장한 가운데, 2020년에는 4조원대(4조1,753억원)를 돌파했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타 연령층에서 증가한 부분도 건기식 시장규모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건강기능식품협회는 2021년 건기식 시장 규모를 5조원대로 추산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제약업체 외에도 현재 다수 식품기업이 건기식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종합식품기업을 비롯해 유제품, 제과제품이 주력인 업체들도 건기식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건기식 시장에서 유의미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CJ제일제당 △대상라이프사이언스 △hy 등이다. 

지난 2002년 건기식 브랜드 ‘CJ뉴트라’로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비타민, 미네랄 등이 주를 이뤘던 시장에 △히비스커스 △히알루론산 △쏘팔메토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의 제품들을 선보인 바 있다. 올 1월에는 자사 건강사업부를 분리해 헬스케어 전문기업 ‘CJ웰케어(CJ Wellcare)‘를 출범하며 건기식 시장 확대 행보를 본격화했다.

대상그룹 계열사 ‘대상라이프사이언스’는 건기식 브랜드 ‘대상웰라이프’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환자영양식 브랜드 ‘뉴케어’, 단백질 전문 브랜드 ‘마이밀’ 등을 주력으로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273억원, 114억원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건기식 전용 생산 공장을 완공하며 생산량 확대를 본격화했다,

hy(전 한국야쿠르트)는 자사 발효유를 활용한 제품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건기식을 내놓는 한편, 원료 B2B(기업 간 거래)사업에도 적극 행보를 보이며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5월 B2B 전용 브랜드 ‘hyLabs(에이치와이랩스)’를 론칭하며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사업을 본격화한 hy는 지난해 11월 프로바이오틱스 분말 누적 판매량 10톤을 달성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hy는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생산량을 늘리고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신 공장 건립 중에 있다.

◇ 향후 연구개발 통한 ‘개별인정형 원료’ 확보가 관건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 식품기업들은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위해 자체 원료 생산에 주력할 전망인 가운데, 특히 ‘개별인정형 원료’ 개발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는 ‘고시형 원료’와 ‘개별인정형 원료’로 구분된다. 고시형 원료가 홍삼·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이 기존부터 존재해 별도의 인정 절차 없이 사용가능 한 원료라면, 개별인정형 원료는 특정 업체가 연구개발해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새로운 원료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간한 ‘2021 건강기능식품 시장현황 및 소비자실태 조사’에 따르면 개별인정형 원료는 개발 기간이 길고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많게는 31건에서 적게는 6건 정도가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았으며, 2020년에는 15건이 있었다.

인정 건수는 적지만 개별인정형 원료 제품은 건기식 시장에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생산 건기식 제품 총 매출액 3조3,254억원(생산실적 자료 기준) 대비 개별인정형 원료 제품의 매출비중은 19.7%(6,543억원)다. 홍삼(31.9%)에 이은 2위이며, 3위인 프로바이오틱스(15.8%) 점유율 보다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특허의 역할을 하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특정 기능성 브랜드로써 건기식 시장 내 입지를 강화 수 있는 만큼, 업계 내 열띤 개발 경쟁이 이뤄질 전망이다.

건기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개별인정형 원료도 개발하는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개별인정형 기능성 소재를 보유했다는 것은 기업의 연구 기술력을 나타낼 수 있는 방증이 된다”며 “개발한 원료를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타 업체에 원료를 공급할 수도 있다. 아울러 식약처에서 인증 받은 원료인 만큼 소비자의 신뢰도를 얻을 수 있는 등 이점이 많아 다수 식품기업들이 원료 개발에 힘을 쏟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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