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이 풍전등화 상황에 놓였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최종 결정 절차가 남아있지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신라젠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라젠이 풍전등화 상황에 놓였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려서다. 최종 결정 절차가 남아있지만 최대 위기를 마주한 상황이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향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오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장폐지 여부는 향후 영업일 기준 20일 내에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신라젠에 대한 주식 거래 정지 이후 1년 8개월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신라젠은 전직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 발생으로 2020년 5월 상장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 신라젠에 대해 그해 11월 1년간의 기업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이듬해 신라젠은 대주주를 변경한 후, 당국이 요구한 경영투명성·재무건전성·기업지속성 확보 등을 위한 기업 개선 작업에 총력을 쏟아왔다. 지난해 12월엔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했다. 신라젠은 당국이 제시한 개선 요건을 이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업심사위원회는 기업 존속의 불확실성의 이유로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최종 절차가 남아있지만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보유 주식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신라젠의 주식을 가진 소액주주는 17만명에 달한다. 신라젠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소액 주주수는 17만4,186명으로, 보유 주식 지분율은 92.60%다. 기업심사위원회의 결정에 소액주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신라젠행동주주모임 측은 상장폐지를 결정한 한국거래소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거래소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글까지 게재됐다. 
 
신라젠 측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은 홈페이지를 통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당사는 정상적으로 주요 임상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등 경영활동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라젠은 한때 코스닥시장 내에서 대장주로 위상을 자랑하던 종목이다. 하지만 2019년 항암치료제 ‘펙사벡’ 임상 중단 쇼크로 주가가 흔들린 뒤,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논란까지 겹치면서 거래 중단 등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과연 ‘무너진 바이오주’의 사례로 남을지, 기사회생을 할지 주목된다.

키워드

#신라젠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