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 중 박수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 중 박수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의 한·이집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와 중동 지역 정세,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이로 대통령 궁에서 열린 알 시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이집트는 수교 27년 동안 호혜적인 양자 관계를 발전시켜 왔으며, 알 시시 대통령의 2016년 방한 계기로 체결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여러 분야에서 실질 협력이 증진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알 시시 대통령은 “이집트는 한국과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한국의 경험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이집트는 상호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교역과 투자를 확대할 여지가 크며 ‘한-이집트 무역경제 파트너십 공동연구 MOU’가 양국 FTA 체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 비전 2030’의 성공을 기원하며, 한국의 디지털 정부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행정 역량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사업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은 공공 전자조달시스템 개선사업을 지원해 이집트 조달행정의 투명성과 효율화에 기여하고자 하며, 룩소르-하이댐 철도 현대화를 위한 양국 협의도 원만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알 시시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이집트의 지경학적 위치와 이집트가 확보한 FTA 네크워크를 활용해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이집트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세계적인 기술력과 높은 신뢰도를 갖추고 해외에서 많은 실적은 쌓은 한국의 플랜트·건설 기업이 이집트의 도시철도, 해수 담수화 등 교통·수자원 인프라 확충과 석유화학 산업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전기차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확대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며, 우리가 제안한 신행정수도 수소트램 설치, 수에즈 운하 예인선 LNG 전환 사업에도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알 시시 대통령은 이집트가 한국 대기업을 환영하며 전기차 분야 협력을 중시하고, 기술 분야, 정보통신, 조선, 자동차, 교육 분야에서 협력을 장려한다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이집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집트가 추진 중인 국산 자주포 K9 도입이 아직 최종 계약 성사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공식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두 정상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K9 자주포 계약이 양국간 상호신뢰에 기반한 방산협력의 성과로서 K9 자주포가 이집트군 전력증강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기술협력, 현지생산을 통한 한·이집트 간 상생협력의 대표적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집트 공식 방문 계기에 K9 자주포를 이집트에 수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종 계약 단계까지 이를 만큼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문 대통령이 직접 공식 확인한 것이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양 정상은 K9 자주포가 이집트군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과 기술 협력 및 현지 생산을 통해 양국 간 상생 협력의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생각을 같이하며, 최종 타결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또 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 방향성에 관해 “오늘 우리 두 정상은 양국의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양국 모두에게 호혜적 이익을 가져다 줬음을 확인했다”며 “양국은 친환경 모빌리티, 해양과 우주개발 같은 미래 분야로 경제 협력의 지평을 넓혀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기후위기 극복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집트는 올해 COP27(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의장국”이라며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의지를 성공적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한국은 적극 협력할 것이며, 재생에너지, 친환경 인프라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적·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다양성과 편의성을 확대하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또한 양국이 보유한 찬란한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문화유산 발굴과 보존에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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