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LG화학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물적분할로 분사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경이로운 상장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LG화학은 주가가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 또한 밝지 않아 주주들의 싸늘한 시선에 따른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 LG에너지솔루션 ‘훨훨’, LG화학은 ‘무기력’

LG화학은 2020년 12월 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고, 오는 27일 상장만 남겨두고 있다. ‘GM 리콜사태’로 당초 계획이 미뤄지긴 했지만, 역대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우며 흥행에 성공한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이 IPO의 역사를 새로 쓰면서, 상장 이후 주가 향방 역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당장 상장 직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 심지어 ‘따따상(따상에 이어 한 번 더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한 상장 이후 장기적인 측면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모체인 LG화학은 새해 들어서도 주가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1년여 전인 2021년 1월 15일 장중 한때 역대 최고가인 105만원에 도달했던 주가가 현재 7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주가가 61만1,000원까지 추락하며 2020년 11월 초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새해 들어서는 지난 12일 77만원대까지 회복하며 반등에 대한 기대를 키우기도 했으나, 이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LG화학의 이러한 주가흐름은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LG화학 주가에 반영됐던 전기차 배터리 관련 가치 및 기대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 떨어져나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석유화학 부문에서의 아쉬운 실적까지 예상되면서 LG화학의 주가는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망 또한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자체 실적에 대한 우려는 물론, 상장 이후 LG에너지솔루션에 투자가 몰리면서 LG화학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국내 7개 증권사는 올해 들어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앞서 109만1,400원이었던 이들 7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현재 91만4,200원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특히 SK증권의 경우 당초 110만원으로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84만원까지 낮췄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LG화학 주주들의 거센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분사 과정에서 물적분할 방식을 택해 이미 주주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분사 방식에 따른 우려가 현실로 이어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주가 부진이 심화 혹은 지속될 경우 LG화학을 향한 주주들의 원성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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