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정책 공약 발표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40여일 남은 가운데 민주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586((50대·80년대 학번·60대년생) 용퇴론’을 언급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민주당의 과거를 반성하며 큰 절로 사과했다. 

◇ 민주당, 위기감 고조

친문계 여권 86그룹 중 한명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본인의 SNS에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대통령선거다. 더 이상 네거티브와 사생활 공격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이 먼저 결단해야 한다. ‘그냥 이대로 열심히만 하면 이긴다’는 안이한 판단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 민심 55% 가운데 10% 이상을 설득해야 한다.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586 용퇴론이 나온다. 집권해도 임명직 맡지 말자는 결의다. 정치의 신진대사를 위해 의미는 있다. 그러나 임명직 안하는 것만으로 되나. 이 정치를 바꾸지 못할 거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정치를 계속 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노무현이 20년 전 선거법 개정으로 승자독식 대결정치를 바꾸자고 절규했지만 386 정치인 100명이 넘는 국회에서 노무현의 정치개혁은 멈춰서 있다”며 “노무현 정신을 이어가겠다면 정치 바꾸겠다는 결단을 민주당이 먼저 해야 한다”고 586 용퇴론을 공개 거론했다.

24일 이 후보도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기 앞서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는 사과의 말씀을 좀 드릴까 한다”며 함께한 의원들과 함께 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했다. 그는 “마침 신년이고, 세배를 겸해, 사과의 뜻을 겸해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보답드리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혁 진보세력의 핵심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는 공정의 측면에서 많이 부족했고 인재채용에 있어서도 폭이 넓지 못했다”며 “국민들은 내로남불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을 질책하기도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잘못을 인정했다.

경기도는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에서 이 후보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적 추진력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득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역이다. 설을 앞두고 이와 같이 큰 절로 사죄하면서 지역 민심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경기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로 경쟁 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26%)보다 14%포인트 높았다. 경기도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직을 직접 경험한 지역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에서 열린 '매타버스' 성남, 민심속으로! 행사에서 시민들과 만나 연설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 악화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24일에도 당선 컨벤션 효과로 상승세를 타던 윤 후보에게 밀리자 사과의 큰 절을 한 바 있다. 이 후보가 또다시 무릎까지 꿇은 건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고,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 격차로 밀리는 등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6~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0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3주차 주간 집계에 따르면, 윤 후보가 42.0%의 지지율을 얻어 36.8%인 이 후보보다 앞섰다. 

대선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5.2%는 윤 후보를, 43.3%는 이 후보를 꼽았다. 윤 후보가 당선 가능성 항목에서 이 후보에게 앞선 것은 12월 3주차 조사 이후 5주 만이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8.4%로 1위를 유지했고, 민주당 31.9%, 국민의당 8.7%, 열린민주당 4.9%, 정의당 3.8%, 시대전환 0.5%, 기본소득당 0.5%였다.

뼈아픈 여론조사 결과에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자성의 목소리와 이 후보의 사과가 당장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부족할지 몰라도 꾸준히 진심을 알아주실 것”이라며 “대선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관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스권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는 중도층의 부족이라고 볼 수 있다. 중도층이 있다면 윤석열 후보처럼 지지율이 춤을 추는데, 이재명 후보처럼 지지율이 일정하다는 것은 중도층이 적다는 반증이다”며 “지지하는 사람만 지지하는 상황에서 586 용퇴론이나 이재명 후보의 사과가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