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알짜사업의 잇단 물적 분할로 주주들의 원성을 사온 후 시장 신뢰 회복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픽사베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SK케미칼이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알짜사업의 잇단 물적 분할로 주주들의 원성을 사온 후 시장 신뢰 회복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최근엔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측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 등을 압박하고 나서 더욱 고민이 깊어질 모양새다. 

◇ 주가 1년째 내리막길… 갈수록 커지는 주주가치 제고 압박  

투자업계에 따르면 안다자산운용은 최근 SK케미칼 이사회를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안다자산운용은 안다ESG사모투자신탁제1호를 통해 SK케미칼 지분 0.53%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지분율은 8대 주주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알려진다.

안다자산운용은 공개서한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물적 분할과 상장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장기 성장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점을 꼬집으며 주주가치 제고 차원을 배당성향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다자산운용은 “배당 성향을 30%에서 70% 이상으로 크게 끌어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해당 공개서한엔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 매각 요구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진다. 안다자산운용은 자회사의 지분 일부를 매각해 ESG(환경·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달라고 했다. 또 집중투표제 도입과 독립적 이사회 운영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담보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SK케미칼은 지난해 9월과 12월에도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주주서한을 받은 바 있다. SK케미칼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이유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일부를 매각하거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달라는 요구가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 헤지펀드 이어 자산운용사까지 압박… “주주가치 제고 및 지배구조개선 방안 마련해야”

이들이 이러한 압박에 나선 데는 최근 SK케미칼의 주가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지난해 2월 3일 장중 한 때 31만원(수정주가 적용)까지 오른 뒤, 1년째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5.84% 하락한 12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주가 부진엔 알짜 사업군의 잇단 물적 분할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SK케미칼은 2018년 백신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탄생시켰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3월 18일 증시에 신규 상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후 모회사인 SK케미칼의 주가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여기에 SK케미칼은 지난해 9월 추가 사업 분할을 결정했다. SK케미칼은 유틸리티 공급 사업부분을 물적분할해 SK멀티유틸리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놓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강한 반발이 일었다. 지난해 10월 SK케미칼의 물적 분할 등을 반대하며 본사와 국회 앞에서 트럭 시위가 벌이지기도 했다. 또한 당시 소액주주들은 메트리카파트너스 측과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SK케미칼은 성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지난해 10월 무상증자와 중간배당제 도입 검토 등 주주친화책을 발표했지만 좀처럼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안다자산운용 측까지 압박에 나서면서 SK케미칼은 엎친 데 덮친 격의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과연 SK케미칼이 성난 주주들을 마음을 돌려놓을 만한 주주가치 제고책을 마련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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