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케이뱅크가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 절차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 두 번째로 증시 입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다만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IPO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려면 고민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 케이뱅크, 작년 출범 이래 첫 흑자 달성… IPO 추진 절차 속도낼 듯

케이뱅크는 지난해 잠정으로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3일 밝혔다. 2020년 1,054억원의 손실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셈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측은 “지난해 3배 이상의 가파른 고객 증가에 따른 외형 성장이 흑자전환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1년 새 219만명에서 717만명으로 약 500만명 늘었다. 이에 따라 수신 잔액은 2020년말 3조7,500억원에서 2021년말 11조3,2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은 2조9,9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뛰었다.
 
케이뱅크 측은 이 같은 실적 개선을 토대로 IPO 준비 절차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난해는 예대 비즈니스를 본궤도에 안착시키는 동시에 경영 효율성을 개선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며 “올해는 이를 토대로 디지털금융플랫폼 도약에 더욱 속도를 내는 한편, 성공적인 IPO를 위한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달부터 IPO 준비 절차에 본격 돌입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7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으며, 같은 달 19일엔 이사회를 통해 IPO 추진을 결의했다. 케이뱅크는 이달 중 주관사단을 선정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대표주관 계약 체결 이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당초 2023년부터 IPO 추진에 나설 것으로 점쳐져왔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상장 준비 채비에 나서면서 연내 증시 입성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케이뱅크가 증시에 입성하면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케이뱅크의 IPO 흥행 가능성을 놓고 업계의 관측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여전히 높은데다 실적 개선도 빠른 추세를 보인 만큼 IPO 흥행 여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우려는 시선도 적지 않다. 

업계에선 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가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부터 은행권에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해오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금리 대출 비중 확대라는 부담까지 동시에 품고 있다. 또한 당국이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불리한 요소로 지목된다.

◇ 규제 강화 기조와 동종 업종 경쟁사 주가 부진 부담될 듯 

이런 가운데 경쟁자이자 첫 번째로 증시 입성에 성공한 카카오뱅크가 최근 주가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카카오뱅크는 안정적인 자본력과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워 출범과 함께 빠르게 성장에 성공, 지난해 8월 6일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카카오뱅크는 호실적과 성장 가치를 인정받아 상장 초기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상장 첫날엔 가격제한폭(29.98%)까지 주가가 오르며 시가총액이 단숨에 33조원을 돌파해 ‘금융 대장주’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간 주가는 신통치 못한 추세다.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작년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증권가에선 가계대출 조이기 등 정부 규제 영향으로 대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집단 주식 매도 논란으로 카카오그룹주에 대한 신뢰 하락이 이어진 점도 주가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러한 카카오뱅크 주가 부진은 IPO를 준비하는 케이뱅크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동종 내 경쟁사의 기업가치가 케이뱅크 IPO 공모가 산정에 참고 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8조원가량이다. 연내 상장이 기대되는 케이뱅크가 과연 순조롭게 IPO 완주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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