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편의점 업계 1위를 수성해온 GS25와 2위 CU의 격차가 지난해 급격히 좁혀졌다. 특히 2019년부터 2년간 600억원 내외를 유지했던 영업익에서 격차가 100억원 대로 줄었는데,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GS25와 CU의 경쟁은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장기간 편의점 업계 1위를 수성해 온 GS25와 2위 CU의 격차가 지난해 급격히 좁혀졌다. 특히 2019년부터 2년간 600억원 내외를 유지했던 영업익에서 격차가 100억원대로 줄었는데,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GS25와 CU의 경쟁은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 매출·영업익 동반 상승한 CU… ‘퀵커머스’ 기반 마련하며 올해 기약한 GS25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각각 지난 8일, 10일 2021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GS리테일 편의점 부문(이하 GS25)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7조2,113억원, 2,14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증가(3.4%↑)했으며, 영업익은 하락(6.6%↓)했다.

BGF리테일(이하 CU)의 경우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익이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은 6조7,812억원, 1,994억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9.7% 증가했으며, 영업익은 22.9%(372억원↑) 큰 폭으로 늘어났다.

1년 만에 양사의 실적 격차는 급격히 좁혀졌다. 2020년까지만 해도 영업익에서 GS25(2,291억원)는 CU(1,622억원)에 669억원 앞서며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특히 4분기에 양사의 영업익에서 역전극이 펼쳐졌다. CU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익으로 496억원(2020년 4분기 대비 39.7%↑)을 거두며 316억원(같은 기간 15.5%↓)에 그친 GS25를 앞질렀다.

CU는 4분기에 거둔 호실적과 관련해 “상품MIX 개선에 따른 상품 이익률 개선, 임차료 인하 등 비용절감 노력”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GS25는 “매출활성화를 위한 광고판촉비 증가 및 일회성 비용 증가”를 부진한 실적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양사의 격차가 줄어든 요인으로 점포 입지의 비중 차이를 꼽았다. 박은정‧이진협 유안타증권 투자분석가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대학가, 오피스가, 유흥가 등이 밀집한 대도시 점포 비중이 높은 GS리테일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면, 방역정책 전환 시기 별 양사 간 격차변화가 설명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CU는 PB(자체브랜드)상품 개발 등 상품경쟁력 강화 전략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제분·세븐브로이와 콜라보 상품 ‘곰표 밀맥주’가 대표적인데 2020년 6월 출시 이후 장기간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CU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 주류 OEM(위탁생산)이 허용돼 기존(월 기준 20만개) 대비 15배가 넘는 300만개가 매장에 풀리면서 공급 초기 하루 판매량이 15만개를 넘기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GS25의 경우 퀵커머스(단시간 배달 서비스) 기반 강화를 위한 행보가 도드라진 한 해였다. 지난해 4월에 배달대행서비스 운영사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를 시작으로, 6월에는 자체 배달앱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어 10월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투자펀드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배달플랫폼 ‘요기요’ 인수를 마무리 지으며 퀵커머스 기반 강화에 방점을 찍은 바 있다. 

◇ CU, “상품력 강화, 이커머스 모델 구축” GS25, “퀵커머스, 자체 식품군 강화”

지난해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진 만큼 올해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각사 모두 기존에 주력했던 분야에 힘을 쏟는 한편, 실적확대를 위한 새 무기를 찾아 나선 상황이다.

CU는 지난달 올해 주력 부문 5가지를 발표했다. CU는 키워드로 ‘STAND’를 제시하며 △차별화 상품 강화(Special) △리테일테크 혁신(Technology) △해외사업 확대(Abroad) △친환경 플랫폼 역할(Nature) △고객 접근성 향상(Direct) 등을 꼽았다.

자사 강점인 간편식품 등 PB상품의 품질 향상 및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밀키트 등 HMR 상품력을 강화한다. 첨단 ICT기술을 도입한 무인점포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연계(O2O) 강화에 나선다. 이를 전담할 조직 ‘온라인 Biz Lab’을 신설해 편의점표 이커머스 모델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S25는 지난해 기반 구축에 주력했던 퀵커머스 서비스를 본격화 할 전망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기존 전략본부에 속했던 퀵커머스 사업부문을 편의점‧수퍼 등 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하는 플랫폼BU로 이관한 바 있다. 전국 1만5,310개(GS25 매장검색 기준)에 이르는 GS25 점포와 함께 GS리테일의 수퍼마켓 체인이 퀵커머스 사업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GS25는 상품 경쟁력 강화를 공언했다. 지난달 허연수 GS리테일 CEO는 신년사를 통해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사 역량 결집’이라는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아울러 고객 맞춤 HMR과 차별화된 PB 및 독점상품을 핵심 상품군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CU와 GS25 모두 PB식품군 강화를 공언한 가운데, 이를 통해 매출‧영업익 동반 상승을 노릴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기준 편의점 매출 중 식품은 54.1%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외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담배(41.1%)에 비해 수익률이 3배 높아(식품 30~35%, 담배 9~10%) 식품군 강화는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PB 및 독점상품 강화는 점포 이용률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가공식품‧즉석식품 주문이 주를 이루는 퀵커머스 이용률 상승과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최윤희 메리츠증권 투자분석가는 지난해 12월 올해 유통업계 전망을 다룬 보고서를 통해 “식품에서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는데 편의점이 채널간, 상품간 차별화가 가능한 유일한 품목”이라며 “PB제품의 강점은 편의점이 직접 가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PB제품 매출 성장이 일반 제조사 제품 대비 전사 매출과 이익 성장에 유리한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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