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최근 본격적인 상장 행보에 나선 가운데, 예사롭지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쏘카
쏘카가 최근 본격적인 상장 행보에 나선 가운데, 예사롭지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모빌리티 업계 첫 유니콘 기업이자 최근 본격적인 상장 행보를 시작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쏘카를 둘러싸고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주식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 행보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 선정이 까다로워졌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쏘카의 상장 행보도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 상장 둘러싼 이상기류… 시기 조정될까

2011년 제주도에서 100대의 차량으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한 쏘카는 국내 카셰어링 업계를 선도하며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왔다. 불과 10여년 만에 가입회원수가 700만 명에 달하고, 1만8,000여대 이상의 차량을 운영하는 업계 1위 카셰어링 업체로 우뚝 선 것이다. 또한 쏘카는 국내 모빌리티 업계 최초의 유니콘 기업(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비상장사)이란 뜻 깊은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쏘카는 2022년을 맞아 상장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첫 절차라 할 수 있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접수한 것이다. 이는 해당 기업이 상장사로서 안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각종 제도 및 장치들을 갖추고 있는지 평가하는 절차다.

이처럼 연초부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만큼, 이르면 상반기 중에 쏘카가 상장을 마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쏘카의 상장이 예상보다 평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상장 시기 역시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 배경으로는 우선 최근 한파가 들이닥친 주식시장 상황이 꼽힌다. 미국발 긴축정책 여파와 불안한 국제정세 등으로 전 세계 주요 국가는 물론 우리나라 증시도 크게 위축되면서 상장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상장 준비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 비교대상 기업 선정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인투자자 권리 증진 및 보호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 차원에서 비교대상 기업 선정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줄곧 적자를 이어온 쏘카는 기업가치를 산정하는데 있어 해외의 유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들을 비교대상으로 삼는 것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 방법이 가장 유력했다. 하지만 최근 달라진 기류로 인해 이것이 어려워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비교대상 기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롯데렌탈 등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는데 있다. 쏘카 입장에선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이자 나란히 상장이란 화두를 안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지부진한 행보도 변수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연내 상장 추진이 유력했으나, 최근 카카오그룹 차원의 각종 논란으로 인해 멈춰선 모습이다. 카카오모빌리티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쏘카 입장에선 굳이 속도를 내지 않아도 될 이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쏘카의 상장을 둘러싼 설왕설래는 근본적으로 쏘카가 지닌 불확실성에서 비롯된다. 쏘카는 현재 카셰어링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실상의 렌터카 업체다. 다만, 향후 청사진으로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의 ‘슈퍼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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