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기업인 무학이 지난해 적자 실적을 냈음에도 배당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무학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류기업인 무학이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2020년 흑자 실적을 낸지 1년 만에 다시 영업적자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실적 부진에도 무학은 2021년 결산배당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 지난해 적자 성적표… 배당 규모 전년보다 확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9억원을 기록해 전년(20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69억원으로 전년보다 8.9% 줄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무학은 지난해에만 16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132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해 급감한 실적이다.

무학 측은 이 같은 영업이익 부진에 대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주류매출액 급감을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무학 측은 공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영업활동이 감소함에 따라 주류매출액이 감소했으며, 원가율 상승으로 인한 주류부문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무학에 따르면 지난해 무학의 주류부문 매출액은 141억2,900만원 감소했다. 주류부문 영업이익은 32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순손실익 대폭 확대된 것과 관련해선 “금융상품의 회계상 미실현 평가손실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같은 적자 실적에도 무학은 배당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무학은 지난 11일 2021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23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률은 2.74%, 배당금 총액은 61억원 가량이다. 

이 같은 배당 정책은 전년보다 확대된 규모다. 무학은 2020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150원을 현금 배당한 바 있다. 당시 배당금 총액은 41억원 가량이다. 이에 2021년 회계기준 주당 배당금은 2020년보다 53% 가량 확대된 수준이다. 

통상 기업들의 배당 정책이 실적이 부진할 때 위축되는 사례가 많다. 무학 역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2019년엔 배당을 집행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실적 부진에도 배당 정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으로 해석된다. 쌓아놓은 이익잉여금도 상당해 배당을 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학의 별도기준 이익잉여금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4,864억원 규모다.

◇ 최재호 회장 32억원대 배당 이익 전망

최재호 무학 회장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32억원대의 배당 이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무학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배당으로 오너인 최재호 회장은 수십억원대의 배당수익을 두둑하게 챙길 전망이다.

오너인 최재호 회장은 무학의 지분 49.78%(1,418만8,642주)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주식 기준으로 단순 추산 시, 32억6,000여만원의 배당 수익이 예상된다. 

무학은 1929년 설립된 소화주류공업사를 모태로 한 주류기업이다. 부산·경남, 울산 지역 등을 주요 영업 터전으로 잡고 성장해온 토종 업체다. 대표 소주 브랜드로는 ‘좋은데이’ 등이 있다.

최재호 회장은 1년간 경영 일선에 물러났다가 회사의 실적 부진이 심화되자 2018년 10월 경영에 전격 복귀했다. 이후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아왔으나 코로나19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일궈내진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 같은 부진한 실적과 무관하게 최 회장은 올해도 막대한 배당 수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무학은 올해 초부터 최재호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재호·최낙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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