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실적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신용등급평가업계에선 여전히 향후 전망에 비우호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영업실적 부진과 및 재무구조 저하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결국 최근 신용등급평가사들이 줄줄이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에 나섰다. 

◇ 영업실적 저하에 재무부담 가중… 신용등급도 흔들

한국기업평가는 24일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제시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영업실적 저하, 과중한 재무부담 등이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홈플러스는 2018년 이후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능력 저하와 경쟁 심화로 실적이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엔 온라인부문의 성장세 둔화와 SSM 부문도 역성장으로 실적이 저하됐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3분기 누적(2021년 3월~11월) 홈플러스의 전사 순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4조8,92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는 추석 등의 대목 시즌이 있었음에도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1조6,000억원에 그쳤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와 채산성이 낮은 온라인 매출 비중 확대로 영업수익성 저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FY21/22(2021년 3월~2022년 2월)에는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홈플러스는 재무구조 저하에 따른 부담도 품고 있다. 홈플러스는 2020년부터 다수의 점포에 대한 자산유동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시화점과 울산점 및 구미점에 대한 S&LB(S&LB, 매각 후 재임대)을 진행하고, 안산점, 대전 둔산점, 대구점, 대전 탄방점, 부산 가야점, 동대전점을 매각한 바 있다. 
 
문제는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온라인으로의 채널시프트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비식품 부문의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경쟁 중심의 온라인 매출 비중 증가와 고정비 부담이 높은 할인점 매출 감소로 인해 실적 회복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 사업 경쟁력 불확실성 가중… 이제훈 대표 ‘무거워진 어깨’ 

또한 전방위적인 점포 리뉴얼과 공격적인 SSM 출점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 계획을 감안할 때 과거 대비 투자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는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비를 충당할 계획이나 영업 실적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4일 홈플러스의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조정하면서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홈플러스

같은 날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 사채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이익 창출력 약화, 높은 재무부담 수준 등이 배경으로 제시됐다. 

또한 한국신용평가 측은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점도 신용등급 조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지속적인 점포 매각에 따른 영업공백이 향후 수익성 회복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자금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한 입지의 점포 중심으로 매각을 진행했고, 이 중엔 사업수익성이 양호한 점포도 포함돼 있다. 매각이 완료된 점포의 영업중단 기한이 순차적으로 도래할 예정이며 개발 이후 재입점을 추진하더라도 개발기간 동안의 영업공백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S&LB 약정에 포함된 임차료 상승 조건은 현금흐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매각 시점에 현금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있지만 향후 임차료 지급부담이 지속될 뿐 아니라 연간 일정 수준의 임차료 상승분을 반영함에 따라 고정 현금지출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관측됐다. 

제한적인 투자 여력도 장기 경쟁력 확보에 부담으로 제시됐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홈플러스는 보다 활발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남아 있는 차입금의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가용 자금여력이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신용등급평가사들이 줄줄이 부정적인 사업 및 실적 전망을 내놓다보니 이제훈 사장의 부담은 한층 더 커지게 됐다. 이 사장은 지난해 5월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된 인사다. 그는 취임 당시 “오프라인 경쟁력을 되살리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올라인(All-line)에서 고객이 선호하는 쇼핑환경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공격적으로 점포 리뉴얼을 꾀하는 한편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서며 돌파구를 찾아왔다. 최근엔 신선식품, 간편식 등 먹거리 판매에 초점을 두고 리뉴얼한 ‘메가푸드마켓’을 오픈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신용등급평가업계에선 여전히 홈플러스의 사업 경쟁력 회복에 대해 다소 냉담한 평가를 내놓고 있는 분위기다. 과연 이 사장이 이러한 우려를 딛고 반전 카드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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