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3사 중 러시아 수주잔고가 가장 많은 것은 삼성중공업이다. /뉴시스
국내 조선3사 중 러시아 수주잔고가 가장 많은 것은 삼성중공업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주 훈풍 속에 흑자전환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뜻밖의 변수를 마주하며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러시아 관련 사업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것이다. 속단하기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흑자전환이 시급한 삼성중공업의 상황으로 인해 우려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 조선3사 러시아 영향 설왕설래… 삼성중공업 규모 가장 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3사가 러시아로부터 확보해둔 수주잔고는 총 7~8조원에서 최대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수주잔고의 약 8% 수준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문제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국제정세를 뒤흔들고 있는 러시아가 강도 높은 금융제재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국내 조선3사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계약이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주를 따낸 뒤 선박을 인도하고 대금을 최종 결재하기까지 2~3년 이상이 소요되는 조선업 특성상, 당장의 변수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이번 사태로 조선3사가 더 큰 호재를 맞게 될 것이란 기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러시아 제재에 따른 LNG운반선 수요 확대와 유가상승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 등의 반사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으로, 실제 국내 조선3사의 주가는 최근 대체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흑자전환이 절실한 삼성중공업은 이 같은 변수로 인한 긴장감이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7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1조3,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고 있으며, 흑자전환 목표 시점은 2023년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1척은 물론 쇄빙 LNG선 건조를 위한 약 5조원 규모의 설비 공급 계약을 러시아 측과 맺고 있는 상태다. 국내 조선3사 중 러시아 수주규모가 가장 크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즉, 모처럼 찾아온 호황을 발판삼아 흑자전환이 시급한 시점에 하필이면 그동안 공을 들여온 러시아에서 중대변수가 발생한 모습이다.

흑자전환을 향해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던 삼성중공업에게 러시아 사태라는 뜻밖의 변수가 어떤 영향을 몰고 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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