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임명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 임명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위해 ‘탄탄하고’ ‘촘촘한’ 청사진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인 동시에 행정 경험이 없는 안 위원장의 행정력 시험대라는 점에서 안 위원장의 역할이 막중해지는 모습이다.

안 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 과제의 기틀이 될 다섯 가지 시대적 과제를 언급했다. △공정과 법치, 민주주의의 복원 △미래 먹거리‧미래 일자리 기반 마련 △지역 균형 발전 △대한민국 지속가능성 문제 △국민통합 등이 그것이다. 안 위원장은 “이러한 다섯 가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 정부의 정책 중 이어갈 과제와 수정 보완할 과제, 폐기할 과제를 잘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칙’이 인수위원회 업무 과정의 줄기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철학은 안 위원장이 줄곧 언급해온 것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이날 이 ‘시대적 과제’를 언급하면서 “당선인께서도 국민께 약속하신 내용이고, 제가 대통령 선거 출마했을 때 말씀드린 과제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자기편이라고 봐주고 상대편이라고 죄를 뒤집어씌우는 일 없이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언론장악을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서 대통령들이 국가 경제 발전 기반 산업을 마련한 것처럼 윤 정부에서는 ‘4차 산업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뿐만 아니라 안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부채증가속도 1위로 재정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연금개혁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지속 가능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분열되고 위기를 극복한 나라가 없다”며 “이념, 지역, 세대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통합을 이뤄야만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해선 저출생 문제와 밀접 된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없기에 제가 말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 실패가 저출생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직장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지방 청년은 떠나면서 지방은 저출생 고령화가 심화되고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직장 부족과 높은 집값으로 결혼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 공약 수정도 시사

인수위원회 위원 인선 기준에 대해서는 겸손‧소통‧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인수위원회는 점령군이 아니다”라며 “역사와 국민 앞에 겸허한 자세로 인수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안 위원장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을 우선적으로 발표했다. 간사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위원으로 임명됐다. 안 위원장은 “두 분 의원은 이미 상임위나 의정활동, 기타 정책 역량을 통해 대표적 정책통, 기획통으로 인정받은 분”이라며 “최 교수는 의미 없던 숫자에서 무궁무진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라는 목적성이 뚜렷한 만큼, 안 위원장의 ‘방향성’과 윤 당선인의 ‘뜻’이 얼마만큼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가 인수위원회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주요 잣대다. 당장 대선 국면서 안 위원장이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 ‘여성가족부 폐지’ 등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였던 것은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요소로 거론된다. 안 위원장은 공약의 일정 부분 수정을 시사하면서도 윤 당선인의 ‘의중’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공약과 국정과제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부분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50%, 노무현 정부는 60% 정도였다”며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없이 하다 보니 거의 다 국가 주요 정책을 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많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약) 폐기는 아니고 몇 가지 가능한 정책적 방향에 대해 보고를 드리고 그중에서 당선인께서 선택을 하시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저는 현재 맡은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밖에는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며 “국정과제 전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거기에 대한 중요한 밑그림을 그리는 과정이기에 한눈팔고 다른 생각할 여유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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