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기업인 잇츠한불이 지난해 적자 실적을 냈음에도 배당 확대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잇츠한불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화장품 기업인 잇츠한불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이 쪼그라들고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회사 측은 배당 확대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적자 심화에도 배당 늘린 잇츠한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잇츠한불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1,402억원으로 전년보다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억원으로 81% 가량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잇츠한불은 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손실 규모는 전년(-35억원)보다 대폭 불어난 모습이다. 

잇츠한불은 1989년 설립된 화장품업체로 한불화장품을 전신으로 두고 있다. ‘달팽이크림’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잇츠스킨’을 거느리고 있다. 종속기업으로는 네오팜과 중국 법인 잇츠스킨차이나, 한불화장품(호주)유한공사, 안느, 합동회사 CHS Cosmetics, 채화를 보유하고 있다. 

잇츠한불은 ‘달팽이크림’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엔 매출이 3,200억원대 선까지 치솟으며 승승장구했으나 중국의 한한령 제재 이후로 성장세가 꺾인 뒤, 부진을 거듭해왔다. 최근 연간 매출액은 1,400억원대 선까지 주저앉았다. 여기에 2년간 적자 행진까지 이어오면서 실적 악화가 더 극심해진 상황이다. 

잇츠한불 측은 작년 실적 부진 배경에 대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중국향 매출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잇츠한불은 배당 확대에 나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잇츠한불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2021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한다고 15일 공시했다. 총 배당금은 35억2,192만원이며, 시가배당률은 1.2%다. 

이번 배당은 전년보다 100% 확대된 규모다. 잇츠한불은 지난해 2020년 회계 결산배당으론 주당 100원(17억6,166만원)의 배당금을 집행한 바 있다. 

통상 실적이 악화될 시, 상장사들의 배당 기조는 위축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적자 행진이 지속될 시, 이러한 기조가 뚜렷해지곤 한다. 하지만 잇츠한불은 이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 오너일가 지분율 61% 이상… 배당 수익 독식구조 눈길

물론 주주친화정책 강화 차원에서 적자 상황에서도 배당을 실시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다만 잇츠한불의 경우,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60%를 넘어 배당 상당액을 독식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뒷말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오너일가를 위한 고배당 정책이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공시된 주주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총 특수관계인 지분은 61.59%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임병철 회장으로 35.25%(772만9,183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임진범 씨 15.73% △임성철 씨 6.49% △임효재 씨 3.40% △임진성 전무 0.36% △임우재 이사 0.36% 등 오너일가가 나머지 지분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임진범 씨와 임효재 씨는 임 회장의 형인 고(故) 임현철 한불화장품 부회장의 자녀들이다. 3대주주인 임성철 씨는 임 회장의 동생이다. 이 외에 임진성 전무와 임우재 이사는 임병철 회장의 자녀들다. 

보유 주식 기준으로 단순 추산 시, 오너일가는 총 27억원 가량의 배당 이득을 챙길 전망이다. 임병철 회장은 15억4,000여만원 가량을 배당 이득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이어 임진범 씨 6억9,000만원 △임성철 씨 2억8,400여만원 △임효재 씨 1억4,900여만원 등의 배당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또 임 회장의 자녀인 임진성 전무와 임우재 이사는 각각 1,500여만원 배당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임 전무와 임 이사는 잇츠한불의 보유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잇츠한불 및 산하 자회사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입지를 넓혀가면서 후계구도의 주요 축으로 떠오른 상태다. 지난해 말 이들 남매는 형제인 임진홍 씨로부터 주식 2만6,150주를 각각 상속받아 보유 주식을 소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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