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용인 AMG스피드웨이에서 ‘럭셔리 퍼포먼스 바이 메르세데스-벤츠’ 미디어 드라이빙 행사를 개최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용인=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프리미엄 고성능 서브 브랜드 메르세데스-AMG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로망, 드림카로 꼽힌다. 고출력 엔진을 품어 시원한 주행 성능을 지녔음에도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베이스로 하는 만큼 승차감도 대체로 편안하고, 실용성까지 갖췄다. 이러한 메르세데스-AMG는 누구나 한 번쯤 소유해보고 싶은 차량일 것이다.

최근에는 메르세데스-AMG의 판매 실적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브랜드 모델 판매량은 7,613대로 전년 대비 73% 성장했다. 고성능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에 발맞춰 최근 실용성을 갖춘 AMG 브랜드의 신차를 차례로 출시하면서 고성능 모델 판매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23일과 24일 양일간 ‘럭셔리 퍼포먼스 바이 메르세데스-벤츠’ 미디어 드라이빙 행사를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6종의 메르세데스-AMG 모델을 서킷에서 주행하면서 성능을 체험해볼 수 있었으며, 짐카나 코스도 구성해 AMG 모델의 슬라럼 및 선회 능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다.

서킷 주행을 진행한 모델은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 △AMG CLS 53 4매틱+ △AMG A35 4매틱 △AMG A45 4매틱+ △AMG CLA 45 S 4매틱+ 쿠페 세단 △AMG GT 2도어까지 6종이다.

메르세데스-AMG GT 2도어 모델은 서킷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 용인=제갈민 기자

◇ ‘롱노즈 숏데크’ AMG GT 2도어, 밸런스 잘 잡힌 고성능 차

6종의 AMG 모델을 서킷에서 체험하면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모델은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2도어 모델이다.

AMG GT 2도어는 메르세데스-AMG가 2009년 선보인 SLS AMG에 이어 두 번째 독자개발 모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AMG GT 2도어에 대해 퍼포먼스와 스포츠카 브랜드로써 메르세데스-AMG의 본질과 가치를 가장 잘 담아낸 상징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한다.

먼저 외관 디자인은 앞이 길고 뒤가 짧은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로 설계돼 긴 보닛이 부각되고, 전면부의 거대한 라디에이터그릴도 시선을 끈다.

차체 크기는 △전장(길이) 4,545㎜ △전폭(너비) 1,940㎜ △전고(높이) 1,285㎜ △휠베이스(축간거리) 2,630㎜ 정도다. 차량을 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일 수는 있지만, 보닛이 차체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정도로 길어 보인다. 반면 차량 뒷부분은 짧게 설계됐고, 2인승 모델인 만큼 캐빈룸이 짧으면서 낮게 깔린 차체 등 독특한 형상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길쭉한 보닛 안에는 476마력, 최대 토크 64.2㎏·m의 힘을 뿜는 4.0ℓ V8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돼 있다. 폭발적인 힘을 지닌 거대한 엔진을 품었음에도 공차중량은 1,685㎏ 수준이라 제로백(0∼100㎞/h)이 단 4.0초에 불과하다. 또한 전면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라디에이터그릴은 이 차량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롱노즈 숏데크 스타일의 차량은 일반적인 세단 차량과 달리 운전이 다소 까다롭다고 평가된다. 특히나 앞이 길면서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차량은 회전반경이 더 좁아 일반적인 차량과 달리 코너 진입 및 탈출을 보다 크게 돌아야 한다.

메르세데스-AMG GT 2도어 모델은 독특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 용인=제갈민 기자

실내 역시 카본과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센터페시아 가운데에는 4개의 원형 송풍구와 그 위로 태블릿 PC 모양의 모니터가 적용됐는데, 센터콘솔 부분에 위치한 커맨드 컨트롤러를 이용해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컨트롤러 양 옆에는 버튼 방식의 조작버튼이 각각 4개씩 장착됐으며, 아래에는 전자식 기어노브가 자리하고 있다. 계기판은 풀 디지털 클러스터로 업그레이드됐으며, 스티어링휠의 중앙 클랙슨 좌우에는 주행모드 변경 다이얼과 서스펜션 및 배기음 조절 등 버튼조작부를 새롭게 설치해 운전자의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시트도 상당히 안락하다. 메르세데스-AMG가 설계한 세미버킷시트는 좌우 부분의 볼륨을 키워 역동적인 드라이빙에서도 탑승자의 몸을 단단하게 잡아줘 보다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서킷에서 본격적인 주행을 하면서 느껴본 AMG GT 2도어 모델은 상당히 재미있으면서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머신으로 체감됐다.

AMG GT 2도어의 매력 중 하나는 배기음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들이마신 공기를 배기구로 내뱉으며 북소리 같은 웅장한 배기음을 내뿜는다. 특히 엔진룸이 길게 설계되고 캐빈룸을 뒤쪽으로 배치한 만큼 배기음이 귀 바로 옆에서 울리는 느낌은 운전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다.

곧게 뻗은 직선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전개하면 200㎞/h까지도 순식간에 치고 올라가며, 코너 150m 전 위치에서 감속을 위해 브레이크를 지그시 밟으면 원하는 강력한 제동 성능을 통해 속도를 원하는 수준까지 감속한다. 고속으로 주행을 이어가다 감속을 하면 속도에 맞춰 기어도 빠르게 다운시프트가 이뤄지면서 팝콘이 터지는 배기음을 뿜어 귀를 즐겁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어 코너를 통과할 때 상당히 빠른 속도임에도 노면에 달라붙어 날렵하면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인데, 이는 전후 47:53의 무게 배분과 낮은 무게 중심 덕분이다. 코너 진입 전 감속 후 탈출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밟으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속도를 높여나가는 점도 일반적인 스포츠카와 달리 AMG 머신에서만 체감할 수 있는 요소다.

이날 서킷 주행을 이끈 인스트럭터도 AMG GT 2도어 모델에 대해 타 AMG 차량들 대비 밸런스가 더욱 잘 잡혀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3 4MATIC+(왼쪽)과 더 뉴 메르세데스-AMG CLS 53 4MATIC+가 용인 AMG 스피드웨이를 달리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AMG DNA에 실용성·편안함 녹여낸 AMG CLS·AMG GT 4도어 쿠페

AMG GT 2도어 모델이 극강의 성능에 집중한 머신이라고 한다면, 고성능 패밀리 세단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AMG CLS 53 4매틱+ 또는 AMG GT 43 4매틱+ 4도어 쿠페가 제격이다.

AMG CLS 53 4매틱+는 2017년 11월 LA 오토쇼에서 최초로 선보인 메르세데스-벤츠 럭셔리 4-도어 쿠페 3세대 CLS 부분 변경 모델의 고성능 버전이고, AMG GT 43 4매틱+는 메르세데스-AMG가 개발한 첫 번째 4도어 스포츠카이자 AMG의 세 번째 독자 개발 모델이다.

두 모델 모두 공통점으로는 AMG의 DNA를 품고 있음에도 4인승 모델이라는 점이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2인승 고성능 스포츠카 모델이 언제나 드림카로 남아 있겠지만, 가정을 이루고 자녀가 생기면 최소한 4인승 차량이 필요해져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2인승 모델은 구매 고려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메르세데스-AMG CLS 53 4매틱+는 고성능 4인승 쿠페형 세단으로, 패밀리 세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 용인=제갈민 기자

이처럼 고성능 스포츠카를 원하지만, 가족을 위해 세단을 구매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AMG CLS와 AMG GT 4도어 모델이 드림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모델은 AMG의 괴물 같은 성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뒷좌석을 마련해 패밀리카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차량 크기도 대형 세단 수준으로 상당히 커 실용성과 편의성까지 두루 갖췄다.

AMG CLS와 AMG GT 4도어는 디자인 부분에서도 타협하지 않았다. 두 차량의 전면부는 메르세데스-벤츠와 AMG의 색채가 그대로 녹아있어 강렬한 인상을 지녔으며, 쿠페형으로 설계해 측면 모습도 유려하다. AMG의 손을 거친 만큼 성능에서 최고를 지향한 모습이 돋보이고, 벤츠의 운전자보조시스템도 최고 수준이다.

AMG CLS 53 4매틱+는 48볼트 전기 시스템과 3.0ℓ급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M256), AMG 스피드시프트 TCT 9단 변속기를 조합해 435마력, 최대 토크 53㎏·m의 힘으로 제로백 4.5초, 최고속도 250㎞/h의 성능을 발휘한다.

메르세데스-AMG CLS 53 4매틱+ 측후면. / 용인=제갈민 기자

AMG CLS 53 4매틱+의 시승 간 코너 진입을 앞두고 감속을 하는 과정에서 선행 차량과 간격이 좁아짐에도 속도가 다소 빠른 상황이 나타나자 차량은 스스로 운전자가 적절한 감속을 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긴급제동시스템을 작동하기도 했다. 또한 고속으로 코너를 통과할 때 운전자의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면 운전석 시트의 측면 날개 부분의 볼륨을 키우면서 운전자의 몸을 지탱해줬다.

단순히 빨리 달리기 위한 차량이 아닌 고성능을 추구하면서도 편안한 드라이빙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로 느껴진다.

AMG GT 4도어 모델인 AMG GT 43 4매틱+도 AMG CLS와 동일하게 48볼트 전기 시스템과 M256 엔진, AMG 9단 변속기를 조합했다. 다만 세팅을 조금 달리해 최대 출력은 367마력, 최대 토크 51㎏·m, 제로백 4.9초 성능을 발휘한다.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왼쪽)이 용인 AMG스피드웨이를 주행하고 있다. / 용인=제갈민 기자

AMG GT 4도어와 AMG CLS는 AMG GT 2도어 모델보다 큰 차체를 지녔음에도 트랙에서 고속 주행 및 코너 주파 성능이 상당히 뛰어났다. 단, AMG GT 4도어는 2,110㎏, AMG CLS는 1,995㎏ 등 2톤 수준의 공차 중량으로 코너에서 탈출할 때 반응이 AMG A45 4매틱+ 등 콤팩트한 AMG 모델보다는 살짝 느리다는 느낌이 있었다. 대신 묵직하고 큰 차체에서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은 최고 수준이다.

보다 스포티한 AMG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이라면 콤팩트한 크기의 AMG A45 4매틱+ 또는 CLA45 S 4매틱+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AMG 모델은 세단이나 스포츠카 외에도 G바겐, GLE 등 SUV 모델도 다수 존재해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해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