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옥 클리오 대표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선방한 실적을 냈지만 정작 내부통제시스템 관리에 있어선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클리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현옥 클리오 대표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선방한 실적을 냈지만 정작 내부통제시스템 관리에 있어선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클리오는 직원의 횡령으로 거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 직원 횡령으로 22억 피해… 내부통제 취약 도마 위  

클리오는 지난 23일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횡령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클리오 측은 “영업직원 1인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며 “회사는 해당 직원에 대해 인사위원회 조사를 거쳐 해고조치 했으며, 2월 4일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해당 횡령 사건에 따른 피해액은 22억2,000여만원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매출채권 11억1,709만원, 재고자산 5억607만원, 거래처 피해 보상액 5억9,721만원 등이다. 클리오는 해당 피해액을 기타 비용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클리오의 기타비용도 급증했다. 클리오의 기타비용은 2020년도 7억5,191만원에서 작년 29억2,929만원으로 증가했다.  

클리오 측은 “피해 금액의 환수를 위해 해당 직원의 임차보증금 및 은행 계좌에 대해 가압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성동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클리오에서 해고된 A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7월 홈쇼핑 화장품 판매업체로부터 받은 매출의 일부를 계인계좌 등으로 빼돌리는 수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클리오는 24일부터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취약점이 있다는 의견을 받았기 때문이다. 

클리오 측은 24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건 경위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클리오 측은 “당사는 화장품 판매 및 유통 사업을 진행하며,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당사 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벤더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내부 통제 프로세스를 통해 1월에 특정 영업 직원 1인이 담당하는 유통 채널의 미수채권 규모가 정상적이지 않음을 인지했고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벤더업체로부터 수령할 거래 대금을 개인이 수취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클리오 측은 외부 감사인이 지정한 회계법인 입회 하에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해 이번 횡령 행위가 해당 직원의 단독 범행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신속하게 손실 금액을 회수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외부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사를 투자해 주신 주주님들께 심려를 끼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클리오는 색조·기초 전문 화장품 업체로 유명한 곳이다. 2020년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위축에 타격을 받아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엔 반등한 실적을 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클리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9% 증가했다. 이에 올해 실적 성장이 기대되기도 했다. 주주들 사이에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형성됐다. 

하지만 갑작스런 횡령 사고가 전해지면서 주주들은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번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오너인 한현옥 대표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통제 관리에 있어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클리오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을 앞두고 터진 악재인 만큼 주주들로부터 따가운 원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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