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두선 조선소장의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임명을 두고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31일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브리핑에서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이라며 “사실상 공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형상 민간기업의 의사회 의결이란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이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며 “감사원 요건을 검토해 면밀한 조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박두선 대표이사를 비롯해 부사장 2인, 사외이사 4인을 선임했다. 박 신임 대표는 문 대통령의 동생 문재익 씨와 1978년 한국해양대 향해학과에 함께 입학한 사이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재무회계팀·선박생산운용담당 등을 거쳐 2019년 9월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1월 문 대통령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방문했을 때는 생산운영담당(상무)으로 근무하던 그가 쇄빙선에 탑승해 직접 의전을 맡기도 했다.

한편, 인수위는 인사혁신처와 금융위원회 등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산업은행에 대우조선해양 경영진 인선 유보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대우조선해양은 재무상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4조4,866억원의 매출과 1조7,547억원의 영업손실, 1조6,9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2% 줄었고, 영업손익은 5년만에 적자전환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규모는 8조4,056억원으로 전년대비 1조9,538억원 늘었다. 부채비율도 2020년 167%에서 지난해 370%로 치솟았다.

경영정상화와 매각이 최우선 과제인 대우조선해양에서 주로 조선업 현장에서 생산관리 분야에 몸담아 온 박 신임 대표를 선임한 것은 상황과 맞지 않는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측은 “박 신임 대표는 조선소에서 40년가까이 일해 비전문가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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