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화로 인해 수많은 동식물 등의 생명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인 숲이 빠르게 파괴되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인간 산업화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들이 숲을 살릴 수 있는 열쇠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나무가 빽빽이 우거진 ‘숲’은 수많은 동식물 등의 생명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일 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 유지에 필수적인 산소를 생산해내는 보급기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는 숲의 보존과 중요성을 잊지 않기 위해 매년 4월 5일 ‘식목일’에 나무를 한 그루씩 심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산림지역의 규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2,040만ha에 달하는 열대림이 매년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나라 남한과 북한의 국토를 합한 것에 약 90%에 달하는 면적이다. 이 같은 연간 산림 감소율이 매년 진행된다면 원시열대림은 21세기 동안 모두 훼손될 것으로 예측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지구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숲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 분야 전문가들의 대다수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산림 파괴의 원인을 농작물 재배를 위한 개간과 벌목, 기후변화 등으로 꼽는다. 사진은 농장 개간을 위해 아마존 숲을 태우고 있는 모습./ 그린피스

◇ 급격한 산업화로 망가진 숲, 4차 산업의 상징 ‘ICT’가 복원에 앞장 선다

환경 분야 전문가들의 대다수는 최근 일어나고 있는 산림 파괴의 원인을 농작물 재배를 위한 개간과 벌목, 기후변화 등으로 꼽는다. 즉, 인간들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될수록 숲의 파괴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산림청 역시 “산림파괴의 원인은 빈곤과 낮은 농업의 생산성, 불균형한 토지의 분포, 급속한 인구의 증가, 무분별한 개발을 들 수 있다”며 “산림파괴에 의한 생물종의 소멸률이 산업혁명 이래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서 역설적인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인간 산업화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들이 숲을 살릴 수 있는 열쇠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드론부터 인공지능(AI)까지 수많은 ICT기술들은 이제 단순한 디지털 사회의 전환을 위한 도구를 넘어 숲을 지킬 파수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ICT기술이 숲의 복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산림청에서는 지난해 12월 드론을 이용한 산림의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구현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숲속 내부의 모습(사진 위쪽)과 숲 내부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는 산림청 연구원의 모습(사진 아래)./ 산림청

실제로 국내 산림청은 지난 2020년 ‘K-포레스트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ICT기술을 활용한 산림자원조사의 정밀화·첨단화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포레스트 계획에 따르면 산림청은 ICT기술을 활용한 정밀 산림데이터의 수집·분석·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그 동안 수기로 관리하던 산림자원·경영 데이터를 전산화한다. 이를 통해 산림 데이터의 수집 융합 개방 및 활용 등 전주기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림과 식목을 보호한다는 목표다.

특히 산림청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드론을 이용한 산림의 ‘디지털트윈(Digital twin) 구현 기술’을 활용해 산림자원조사의 정밀화·첨단화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디지털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하는 기술을 뜻한다.
 
드론을 활용한 산림 디지털 트윈 구현 기술은 드론으로 숲의 상공을 촬영하고 이를 지상 스캐너가 숲속 내부를 스캔한 자료를 융합하면 숲속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숲 내부의 생태계와 복원이 필요한 부분 등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강진택 연구관은 “정보통신기술(ICT) 장비를 활용하면 나무의 외형을 실물 그대로 3차원 형태로 구현할 수 있고 숲 전체를 현장의 실물 그대로 컴퓨터로 가져와 솎아베기, 가지치기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숲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산림청,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첨단 ICT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숲의 식목들에게 치명적인 병충해의 선제적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28일부터 ‘AI기반 산림해충 방제지원 시스템’ 구축 사업을 공모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가 2월 28일 발표한 공고문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산림해충 발생 탐지 △확산예측(경로 포함) 기능을 수행하는 AI시스템 및 솔루션 개발·실증의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이를 통해 1차 년도에는 산림해충 발생 탐지 과제를 중점 수행하고, 2차 년도부터 확산예측 과제 수행하게 된다.

ICT기술은 단순한 숲의 관리뿐만 아니라 산림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인 ‘산불’ 예방에도 큰 도움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4일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남한산성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의 모습./ 독자 제보

◇ 최악의 산림 재해 ‘산불’도 ICT가 막는다

ICT기술은 단순한 숲의 관리뿐만 아니라 산림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T분야 및 재난 관리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산림 자연재해인 ‘산불’의 예방에 ICT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다수 제시하고 있다. 산불은 단순히 숲을 훼손되는 것뿐만 아니라 인근 주거 지역 전체와 인명 피해까지 발생시킬 수 있어 효과적인 예측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불로 큰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 이미 ICT기술을 산불 예방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빅데이터 기반의 ‘국가화재신고시스템(NFIPS: National Fire Incident Reporting System)’이다. 

NFIRS는 미국 전역에 위치한 소방서들의 화재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산불 화재 패턴 등 AI로 분석해 효과적인 화재 예방 및 진화를 나설 수 있게 도와준다. 미 연방 소방국(USFA)은 “현재 NFIRS는 2만4,000개 이상의 미국 소방서에서 산불 관련 사건 데이터를 보고 받고 있다”며 “분석해 지역 사회가 화재 및 기타 비상 사태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매년 산불로 인해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산불 예방 시스템 도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4일 경상북도 울진군의 야산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2주 동안 축구장 2만 3,000개 크기에 이르는 2만923ha 면적의 숲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주택을 포함한 700여개 주거 시설이 피해를 입어 3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재산 피해는 최소 2조5,10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산림청은 지난 1월 19일 정책 브리핑 자리에서 ‘2022년 K-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ICT기반의 ‘스마트 산불재난 대응’을 고도화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산불 감시 드론을 활용해 산불 현장을 찾아내 진화하는 모습./ 산림청

이 같은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 역시 산불 등 산림 관련 자연재해 예방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지난 1월 19일 정책 브리핑 자리에서 과학기술 기반 산불예방 및 대응을 주요 골자로 하는 ‘2022년 K-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스마트 산불재난 대응’을 고도화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종합대책 발표에 따르면 산림청은 위치확인시스템(GPS) 기반 차세대 ‘스마트 산불재난안전통신기’를 현장에 보급한다. 이를 통해 현장의 산불상황을 정확히 파악한다는 목표다. ‘스마트산림재해 앱(App)’도 국민들에게 보급해 누구나 산불 신고가 가능하도록 하고, 대피소 안내기능과 산불 대처요령 제공 등 대국민 안전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32개단의 ‘산불 드론 감시단’을 실시간 가동해 무단 입산과 불법 무단 입산과 불법 소각 등을 감시하고, 험준한 지역이나 야간 산불 진화에는 드론진화대 10개단을 적극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남태헌 산림청 차장은 “특히 강원 동해안 지역은 대형산불 방지를 위해 스마트 CCTV, 산불감지센서 등 ICT 예방플랫폼을 확대할 것”이라며 “산불방지 숲 가꾸기와 산불방어 내화 수림대를 조성해 산불에 강한 숲으로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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