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탄소중립'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ICT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이 탄소중립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이산화탄소(CO₂) 등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할 경우, 2040년 안에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극단적 폭염 발생 빈도는 과거 산업화 이전보다 8.6배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주요국들 역시 ‘탄소중립’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국내 ‘순배출량 0(넷제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즉, 탄소중립을 위해선 실질적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거나 배출량을 감소시킬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ICT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이 탄소중립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실시간 자료 분석 가능한 AI, 탄소중립의 ‘게임체인저’ 기대

전문가들 사이에서 AI가 탄소중립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 받는 이유는 뛰어난 ‘분석능력’ 때문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감지·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AI가 산업 현장이나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 현장에서는 탄소 배출량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탄소와 비용을 줄이는 AI역량(2021)’ 리포트에서 “기업의 탄소 발자국의 여러 측면 및 단기 비용절감 분야에 대해 심층적인 통찰력을 도출하는 AI의 능력은 지속가능한 혁신의 가속화와 어려운 시기 속 비용 절감을 위한 희망적인 방안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산업 현장에서 AI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돼야 할까. 보스턴컨설팅그룹 전문가들은 △배출가스 모니터링 △배출가스 예측 △배출가스 감축 세가지 요소 모두에 대해 AI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먼저 ‘배출가스 모니터링’ 요소는 기업이 AI 기반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이용해 자사의 탄소 발자국 전반에 걸쳐 배출가스를 자동 추적하는 것을 말한다. 산업 현장 운영부터 IT 장비 등의 활동, 원자재 및 부품 공급업체 등 가치 사슬의 모든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 관련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두 번째 ‘배출가스 예측’ 요소는 말 그대로 AI를 활용해 기업의 감축 노력, 새로운 탄소 감축 방법, 미래의 수요와 연관 지어 기업의 탄소 발자국 전반의 미래 배출가스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보다 정확하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 조정, 달성할 수 있다.

마지막 ‘배출가스 감축’ 요소는 예측 AI와 최적화는 가치 사슬의 모든 측면에서 세부적인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생산, 운송, 기타 분야에서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가스를 감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보스턴컨설팅그룹 측 설명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및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AI는 이미 단기적인 가치를 입증했다”며 “우리는 기업이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하고 있는 지금, 비용을 절감하고 저탄소의 미래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데 있어 AI가 특히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탄소배출 가격이 상승하고 기술 발전으로 AI가 더 복잡한 기후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면 기술은 지구온난화 영향의 완화에 있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제는 선도 기업들이 AI의 성과를 거두기 시작할 때로, 목표를 높게 잡고 소규모로 시작하며, 신속하게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기업 캡제미니(Capgemini) 연구소가 2020년 11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AI를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활용한 기업의 48%가 실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Gettyimagesbank

◇ 세계 48%기업이 AI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

실제로 AI를 이용한 온실가스 절감 시스템은 이를 도입한 기업들의 성과에서도 톡톡히 드러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캡제미니(Capgemini) 연구소가 2020년 11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AI를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활용한 기업의 48%가 실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AI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인다면 기존 탄소중립 시나리오 대비 4~17%가량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캡제미니 연구소는 “전 세계 400개 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탄소중립을 위해 48%의 기업이 AI를 활용하고 있고, 효과를 얻었다고 답했다”며 “세부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12.9% 줄었고 전력 효율은 10.9% 개선됐으며, 폐기물도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AI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기술의 확실한 효과들이 속속 증명되기 시작하면서 미국, 중국, 일본 등 글로벌 IT강국들의 정부와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세계 AI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경우, AI 기반의 스마트 시티 건설을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 및 에너지 절감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로스엔젤레스(LA)의 경우 올해까지 80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AI 기반 스마트 그리드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도 지난 2020년 4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AI기반의 그린뉴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5G기반의 AI기술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확장하고 새로운 녹색산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2050년에는 국내 ‘순배출량 0(넷제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AI 기술을 활용한 탄소중립정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IT 적용 신에너지 통계 시스템 구축’ 과제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AI 및 빅데이터 적용, 클라우드 시스템 활용과 에너지 통계 수집 및 관리체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에너지 I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에너지 데이터 실시간 수집·처리 체계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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