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새 정부에 바란다" 윤석열 시대, 국가 대전환과 혁신비전 전략 '제10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이낙연 전 민주당대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까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오전 대전시당에서 열린 회의에서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광역단체장 중 서울, 기초단체장 중 강원 강릉시, 춘천시, 대전 서구를 전략선거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략선거구는 선거 특성상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선거구로 기존 공천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을 통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지역이다. 기존 예비후보들의 경선 및 전략공천 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논란을 원점으로 돌리고 예비후보 등록을 받은 후 4월 안에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 예비후보들, 경선 필요성 강조

기존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은 전략공천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의 전략선거구 선언에 반발하면서 동시에 경선 준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출마선언을 한 김진애 예비후보는 15일 본인의 SNS를 통해 “지난해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를 복기해보라”며 “나경원 예상했었는데 경선에서 의외로 오세훈이 선출됐고, 안철수 예상했었는데 오세훈이 이겨서 본선 승리했다. 경선의 열기와 파격이 본선 승리 찬스를 키운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등이 뜨거웠는데 이런 뜨거움을 거쳐서 흥행이 성공해야 선거에서 이길수 있는 거다. 그런 기회를 놓치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더군다나 오 시장은 단수이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활기가 넘칠수록 본선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오는 17일 공식 출마선언을 예고했다. 그는 “많은 분이 참여해서 경선을 치열하게 함으로써 민주당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선을 하게 되면 경선 과정에서 각 후보가 정책을 쏟아내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경쟁력이 생긴다. 왜 이걸 하지 않고 시간도 없는데 (경선 결정을) 재차 미루면서 외부에서 인물을 찾겠다고 하거나 다른 사람을 추대해서 데려온다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경선하지 않으면 어떻게 원팀이 되냐”며 “경선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힘을 모으고 누가 그를 동의하겠냐. 이것은 제 문제가 아니고 정봉주 전 의원, 김진애 전 의원, 박주민 의원 등이 어떻게 승복을 하겠나. 불가능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 “추대는 구태” 지적 이어져

특히 일각에서 ‘이낙연 차출설’이 등장한 데 대해 기존 예비후보들의 반발은 더 극심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대선 패패 이후 공식 일정을 자제하고 있으며, 6월 지방선거 이후 미국행을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서울시장 추대론이 나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 전 대표가 직접 응할 의무가 있다"며 “서울 지역 의원들이나 여러 정파를 초월해 추대를 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거다. 여지가 아주 없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도 이 전 대표의 의사 표명을 호소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할 의사가 있다면 명확히 의사를 밝혀야 한다”며 “본인은 미국 간다고 그러고 안 간다고 계속 그러면서 밑에서는 이중적 메시지는 모든 국민과 당원을 혼란시킨다”고 비판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전략선거구 지정 자체가 특정인사는 배제하고 특정인사는 넣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며 송 전 대표를 배제하고 이 전 대표를 넣으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추대라는 말 자체가 나오는 게 이건 구태고 완전히 올드한 이미지로 돌아가는 거다”며 “그건 민주당으로서는 ‘지방선거를 지자’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에 경선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변에 계신 분들, 몇몇 분들에게 여쭤보면 (이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뜻이 그렇게 있지는 않다는 이야기들을 더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한 민주당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예비후보들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전략 지역으로 지정돼서 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움직일 수 있게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고, 김진애 전 의원도 “아주 중요한 일주일이 너무 아깝다. 방송 인터뷰들도 못 나가고, 속상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이 가운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서울시장선거와 지방선거 전체를 순식간에 달궈낼 ICBM'이라고 재평가하며 서울시장 후보로 제시했다. 현 예비후보 외에 꾸준히 새로운 인물이 물망에 오르내리는 것이다. 민주당이 전략선거 방향을 발표하기 전까지 이같은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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