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래 자동차 산업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차량용 이동통신장비 시장에서 LG전자는 강력한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기존 이동통신, 컴퓨터, 스마트폰에 머물러 있었던 IT업계의 시선이 ‘자동차 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자율주행부터 전기차, 차량용 통신장비까지 최근 자동차 산업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마트폰과의 ‘이별’을 택한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서 가장 큰 IT·전자기기 사업자 중 하나인 LG전자가 미래 자동차 산업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IT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휴대폰과 이별한 LG전자, ‘휴대폰’ 기술력 바탕으로 차량용 통신 장비 시장 ‘점령’

특히 LG전자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 분야는 ‘차량용 통신장비’ 분야다. 지난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차량용 TCU(Telematics Control Unit) 시장에서 점유율 35.2%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독일의 콘티넨탈(25.3%)과 거의 10%p를 벌리며 압도적 1위 자리를 굳혔다.

차량용 통신 장비 중 하나인 TCU는 송신제어장치 중 하나다. 차량 위치를 추적하거나 상태 정보를 서버로 전송해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자율주행 자동차 등 최신 자동차 산업에서 필수적인 전자기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TCU는 유럽을 제외한 미국, 중국 등 모든 주요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미국과 중국 등 자동차 주요 시장에서 LG전자의 TCU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GM, 폭스바겐과의 긴밀한 관계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IT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LG전자의 차량용 통신장비 사업의 강세에 대해  26년간 쌓아올린 휴대폰 사업이 기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면 철수했지만, 오랜 시간 휴대폰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은 이동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통신장비 사업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율주행, 스트리밍 서비스 등 LTE와 5G등 초고속 이동통신망의 차량 내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LG전자의 차량 내 통신장비 사업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

특히 최근 들어 자율주행, 스트리밍 서비스 등 LTE와 5G등 초고속 이동통신망의 차량 내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LG전자의 차량 내 통신장비 사업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 2월 LG전자 글로벌 뉴스룸의 발표에 따르면 LG전자는 전 세계 5G 표준 특허 승인의 약 10%를 보유해 전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유럽의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5G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한 다수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도 202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6,700만대의 신차에 텔레매틱스는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차량 정보 통신 장치 ‘텔레매틱스’가 탑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중 5G기반 텔레매틱스는 오는 2026년 전체 시장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기술 전환이 이뤄지면서 2G와 3G는 더 이상 자동차 데이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게 됐다”며 “특히 3G가 단계적으로 쇠퇴하면서 4G와 5G가 유일한 대안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커넥티드 자동차의 90% 이상이 4G TCU를 사용하고 있으나 4G는 성숙기에 접어 들었고, 지난해 이미 5G용 칩셋, NAD 모듈, TCU가 출시됐다”며 “올해에는 더 많은 차량에 5G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돼 자율주행 차량의 보급률 증가와 차량·사물 셀룰러 통신(C-V2X)의 탑재는 5G 도입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 전반을 다루고 있는 VS사업본부(Vehicle component Solutions)가 눈에 띄는 실적 향상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올해 극복해야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올해 반도체 품귀 현상이 완화될 경우, LG전자의 VS사업부 실적 역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ettyimagesbank

◇ VS사업본부 실적 개선은 과제… 증권가, “올해 반도체 부족 현상 완화되면 개선 기대”

텔레매틱스, 전기차 모터 등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 전반을 다루고 있는 VS사업본부(Vehicle component Solutions)가 눈에 띄는 실적 향상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올해 극복해야할 과제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월 28일 발표된 지난해 실적 통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1년 연결기준 매출은 74조7,216억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분기 (1-0.2%) △2분기 (-17.9%) △3분기 (-31.0%) △4분기 (-3.2%)로 모든 분기에서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VS사업부는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역성장했다”며 “지속적인 손익 개선 활동을 통해 원가절감의 성과는 있었으나, 매출 감소 및 반도체 리스크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애널리스트도 지난 1월 발표한 리서치 보고서에서 “VS부문은 GM의 전기차 화재에 따른 충당금이 7,100억원 이상 반영돼 지난해 9,328억원의 적자를 시현했다”며 “게다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인해 매출액은 20년 4분기 1조9,150억원을 기록한 이후에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LG전자 VS사업본부의 실적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VS사업본부를 괴롭혔던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등이 올해 들어 조금씩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차유미 애널리스트는 8일 보고서를 통해 “VS 사업부는 고가 수주 중심의 체질 개선과 더불어 판가 인상·원가 개선으로 이익 가시성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애널리스트도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LG전자 VS부문은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액을 시현했다”며 “전 분기대비 13% 증가해 4개 분기 연속 전분기대비 외형 감소세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 기조가 유지된다면, 향후에도 외형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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