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1분기 간신히 3위 사수… ‘급성장’ 볼보, 아우디·폭스바겐 위협

수입차 업계에서 3위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3월에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 기준 3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업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둘만의 리그를 형성했다. 이 때문에 나머지 수입차 브랜드는 3위 자리만 차지하면 사실상 최고 성적을 기록하는 셈이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수입차 3인자 자리를 두고 아우디·폭스바겐·볼보자동차 3개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면서 3위 쟁탈전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간 국내 수입차 3위 자리는 아우디가 꿰차면서 독일 브랜드의 독주 구도를 그렸다. 올해도 아우디가 3위 자리를 일찌감치 확정지을 수 있을 거라 예상했으나, 연초 판매 실적이 다소 부진해 분위기가 어둡다. 폭스바겐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분기 판매실적이 주춤하고 있다.

반면 볼보자동차(이하 볼보)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면서 이제는 수입차 3인자 자리를 넘보고 있다. 특히 볼보는 지난해 폭스바겐을 꺾고 수입차 4위 자리까지 치고 올랐으며, 올해도 준수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볼보는 수입차 월간 판매 3위(1,309대) 자리까지 올라서는 등 호실적을 쓰며 1분기 판매대수 3,360대를 기록했다. 이는 수입차 3위인 아우디(3,651대)와 300대 이내, 폭스바겐(3,374대)과는 단 14대 차이를 기록하고 있어 올해 볼보의 성적이 기대된다.

아우디가 올해 1분기 수입차 3위 자리는 지켰으나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아우디 A6 TDI. / 아우디

◇ 아우디, 1분기 실적 반토막… 결함 논란 A6, 할인율 줄어드니 판매량 급감

아우디의 올해 1분기 판매 실적은 3,6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7%나 급감했다. 시장점유율은 5.91%로, 이 역시 전년 동기 10.29%에 비하면 크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분기와는 분위기가 180도 반전된 모습이다.

지난해 아우디는 연초부터 성장세를 기록하며 2021년 1분기 동안 총 7,401대를 판매해 2019년 1분기 2,449대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초 아우디의 판매가 급등한 배경에는 A6 모델이 있었다. 아우디 A6는 지난해 1분기 4,046대가 판매됐다. 전체 판매대수의 절반 이상(54.67%)이 A6 모델인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아우디 A6의 인기가 시들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아우디 A6 모델은 1,158대가 판매됐다. 단 1년 만에 A6의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하 수준으로 주저앉은 모습이다. A6 외에 다른 모델들의 판매대수는 모두 합쳐도 전년 대비 843대가 줄어든 것에 불과하다. 사실상 A6의 판매저조가 아우디의 실적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셈이다.

아우디 A6의 부진은 결함 이슈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A6 모델은 지난 2020년부터 결함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A6는 안전과 직결된 엔진 시동 꺼짐 문제와 뒤 차축 현가장치 부품(트레일링 암) 고정 너트 파손 등 결함으로 리콜이 진행된 바 있으며, 그 외에 문 잠금장치 오작동 등의 결함도 나타난 바 있다.

특히 A6의 시동 꺼짐 문제는 지난 2020년 12월 캠축조절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정차 후 출발 시 엔진 공회전 조건에서 흡기 캠 오작동으로 엔진 떨림과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돼 총 8,103대에 대해 한 차례 리콜이 진행됐다. 그러나 수리를 진행한 차량에서 또 다시 동일한 오류 코드로 시동 꺼짐 증상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할인 대란도 영향을 끼친 모습이다. 아우디 A6는 지난해 연초 평균 할인율이 13∼15% 정도로 알려졌었으며, 한때는 20%에 달하는 할인 대란으로 소비자들의 비판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2022년형 A6 TFSI 및 TDI 모델의 할인율은 10% 미만 수준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 비용으로 환산하면 최대 1,000만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수입차는 이러한 할인 정책으로 출고가격이 오락가락하는 특성상 소비자들은 할인율이 높을 때를 기다렸다가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우디 A6도 이러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라인업이 소폭 축소된 것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우디는 소형 및 준중형 SUV Q2·Q3 모델을 국내에 판매하지 않고 있다. Q2와 Q3 모델은 지난해 3월과 4월 마지막 재고 판매를 끝으로 현재까지 연식 변경 모델 도입이 되지 않고 있다. 해당 모델의 국내 출시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A3도 현재 국내 판매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또 아우디의 신차 소식도 크게 알려진 바 없다.

올해 아우디는 전기차 Q4 e-트론과 스포트백 모델, 콤팩트 세단 A3 등의 신차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모습이다. 아우디 측은 Q4의 한국 출시시기를 올해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는데, 4년 만에 열리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Q4 모델 출시를 소비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알리고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우디는 현재 전국에 37개 전시장과 40개 서비스센터, 12개의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수도권 지역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마곡, 하남, 부천, 의정부 지역의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할 공식 딜러사를 모집하고 나섰다. 네트워크 확대에 힘을 쓰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으나, 신차 출시와 할인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아우디의 판매량 회복은 다소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볼보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 볼보, 2016년 이후 급성장… 풍부한 옵션, 유럽보다 저렴한 가격 눈길

볼보는 국내 시장에서 2016년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9년 연간 판매 1만대를 달성하며 ‘1만대 클럽’에 입성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2020년 국내 수입차 판매 5위를 달성하고, 지난해에는 수입차 업계 4위까지 도약했다.

볼보의 라인업은 최근 탄탄하게 강화됐다. 볼보는 그간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 모델 △세단 S60·S90 △SUV XC40·XC60·XC90 △크로스컨트리(CC) V60·V90 등 7종의 모델로 성장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순수전기차 모델 XC40 리차지와 C40 리차지 2종을 새롭게 출시하며 총 9종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여기에 롱레인지 배터리 탑재한 신형 ‘S90, XC90, XC6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Recharge PHEV, T8 AWD)’를 추가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올해 볼보의 판매를 견인하는 모델은 플래그십 세단 S90으로, 지난 1분기 총 1,108대가 판매됐다. 이어 SUV 모델 XC60(750대), XC40(484대) 등이 뒤를 이었다.

볼보의 인기는 스웨디시 철학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과 안전 사양을 두고 소비자와 타협하지 않는 기업정신, 풍부한 편의사양, 그리고 ‘할인 제로’ 정책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볼보 차량에서 부각되는 부분은 지난해 SKT와 협업해 공동 개발해 차량에 탑재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다. 해당 기능은 현재 XC60을 시작으로 S90과 V90CC에 적용됐고, 전기차 XC40 리차지, C40 리차지에 탑재됐다.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인공지능(AI) ‘아리아’ 기능은 볼보의 단점을 보완하기에 최적화된 기능이다. 볼보의 실내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센터페시아에 물리버튼이 많지 않다. 고작 비상등과 오디오 조작, 그리고 유리 성애제거 버튼만 물리버튼이며, 그 외에는 모두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조작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으로 많은 부분을 조작해야 하는 만큼 주행 간 공조기 및 시트 등 조작은 위험할 수 있는데, 아리아를 이용하면 음성 명령을 통해 △차량 공조기 및 열선·통풍 시트, 이오나이저 등 조작 △티맵 내비게이션 길 안내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로 전화·문자 전송 등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여기에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될 수 있는 운전자 주행보조 기능은 옵션이 아닌 기본 사양으로 제공하는 점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끄는 비결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볼보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달리 자사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할인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볼보는 고객에게 별도의 할인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차량의 가격을 유럽 시장보다 저렴하게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으로 ‘볼보는 할인이 전혀 없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소비자들이 차량을 중고로 매각할 때 고스란히 나타난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 방어가 상당히 잘 되는 모델로 XC60 등 볼보 차량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다.

다만, 아직 일부 모델에는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아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현재 3위 자리를 두고 혈투를 벌이는 3개 브랜드의 격차는 300대 이내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언제라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폭스바겐은 한국 시장의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선언했으며, 올해도 가성비 수입차를 다수 선보일 계획이라 향후 판매량 증대 가능성이 존재한다. 폭스바겐 측이 지난해 7월 밝힌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올해 폭스바겐의 신차 리스트는 SUV △아틀라스 △티구안 올스페이스 페이스리프트 △티록 페이스리프트 등 3종이며, 세단 및 해치백은 △아테온 AWD 모델 △골프 8세대 GTI(가솔린) 모델 △제타 페이스리프트 등 3종이 있다. 여기에 전기차 ID.4도 출격을 대기 중이다.

폭스바겐은 이를 통해 수입차 4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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