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BMW코리아는 기부금으로 15억원을 지출했다. /뉴시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BMW코리아는 기부금으로 15억원을 지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화재 결함 파문으로 한동안 고초를 겪었던 BMW코리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재기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며 본사에 대규모 자금을 안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부금 지출 규모는 예년에 미치지 못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 사상 최대 4조6,000억 매출… 기부금은 ‘15억’

BMW코리아는 국내 수입차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는 브랜드다. 1995년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국내 법인을 설립했고,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연속 업계 1위를 지키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현재는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밀려 2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여전히 탄탄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이러한 BMW코리아는 최근 수년간 커다란 부침을 겪었다. 화재 결함이란 초대형 파문에 휩싸이면서 대대적인 리콜을 실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로 인해 BMW코리아는 브랜드 이미지와 위상이 크게 흔들렸고, 판매실적 또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후 절치부심한 BMW코리아는 신차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글로벌 신차공개 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지난해 판매실적이 사상 처음 6만대를 넘어서며 예전의 성장궤도를 되찾았다.

이는 판매실적 뿐 아니라 경영실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BMW코리아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이 사상 처음 4조원을 넘어 4조6,7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66.8% 증가한 99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고, 당기순이익(1,563억원)은 전년 대비 무려 5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준수한 실적을 기록한 BMW코리아는 모처럼 배당을 실시하며 본사에 대규모 자금을 건넸다. BMW코리아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단행한 배당은 713억원 규모다. 이는 모두 지분 100%를 보유 중인 ‘BMW Holding B.V.’에게 향했다.

BMW코리아의 이번 배당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엔 2016년 실적을 기반으로 37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매년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며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다른 외국계 기업에 비하면 양호한 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BMW코리아 역시 곱지 않은 시선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하고 있다. 기부금 지출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15억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5%, 당기순이익의 1%에 불과한 수치다. 본사에 건넨 배당금과 비교해 봐도 2.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BMW코리아는 지난 2년간 실적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기부금 지출엔 큰 변화가 없었다. 2019년 18억원이었던 기부금 지출이 2020년과 2021년 모두 15억원대에 그친 것이다. 2016년과 2017년 기부금 지출이 20억원대였던 점에 비춰보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와 관련해 BMW코리아 측은 우선 “외국계기업이다 보니 배당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다”며 “그래도 다른 외국계기업에 비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부금 지출의 경우 항상 증가하는 것은 아니고,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하는 등 편차가 있다”며 “다만, BMW코리아는 기부금만이 아니라 각종 기술투자와 인프라투자를 통해 한국 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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