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분당갑 출마설이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안 위원장은 아직까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출마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러나 국민의힘내에서는 안 위원장의 ′험지 출마설′부터 ′공천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새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출마하는 이른바 '등판설'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가장 유력한 지역은 경기 성남 분당갑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의 출마로 공석이 된 이 지역은 안 위원장의 정체성과도 괴리감이 없다. ‘안랩 창업자’로서 IT 기업들이 몰린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이유다.

무게추가 기울어진 듯했지만 당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새어 나왔다. ‘험지 출마론’이 대표적이다. 당장 민주당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등판설이 나오는 가운데 같은 체급의 안 위원장을 ‘맞수’로 내세워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더해 안 위원장의 전략공천 여부를 두고도 미묘한 기류가 역력하다. 

안 위원장은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출마 여부에 대해 “다른 말씀을 드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출마설이 나온 이후 줄곧 그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인수위원장 직을 맡는 상황에서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따질 때가 아니라는 이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출마 가능성에 대해 “반반”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당내에서 안 위원장의 성남 분당갑 출마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분명하다. 윤석열 당선인 측이 안 위원장의 출마를 적극 권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그의 출마설을 든든히 지탱하고 있다. 안 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와 ‘러닝메이트’로서 시너지를 낼 것이란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안 위원장을 포함해 어떤 분이든 주민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 산업 분당, 판교를 이끌어 갈, 리딩할 수 있는 식견을 갖추고 계신 분이라면 저로선 환영”이라고 말했다. 

◇ 당내서 ‘공천 방식’에 이견

순조로운 출발로 보였지만, 당내에선 돌연 ′엇박자′가 새어 나오며 혼란스러운 모양새다. 안 위원장의 ‘험지 출마론’이 그중 하나다. 합당 후 당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험지 승리’와 같은 뚜렷한 성과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심심찮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위원장의 판단’을 전제로 하면서도 “안 위원장이 우리 당의 외연 확대를 위해 험지에 나가서 이겨주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과 김 후보의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내놓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후보보다 안철수 부각 효과가 더 크면 경기도 선거에 도움이 될지 솔직히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공천 방식을 두고도 당내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앞서 안 위원장은 전날(3일) 마감된 재보궐 선거 공천 공모에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이 사실상 ‘전략 공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이러한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해 ‘불가’ 방침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 선거는 전략공천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도 “그것이 어떤 특정 지역과 결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자꾸 관심 가는 인물과 결부해서 생각하다 보니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한편, 인수위가 해단식을 마치는 6일 이후, 안 위원장이 직접 출마와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출마를 한다고 해도 정치적 명분을 비롯해 여러 조건을 충분히 숙고한 뒤 판단을 내리겠다는 게 안 위원장 측 입장이다. 다만, 출마 선언을 한다고 해도 험지인 인천 계양을보다는 성남 분당갑에 무게를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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