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트코리아가 여전히 국내에서 소극적인 사회공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익 대비 기부활동도 미미할 뿐 아니라, 장애인 고용 의무도 외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리치몬트코리아가 여전히 국내에서 소극적인 사회공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익 대비 기부활동도 미미할 뿐 아니라, 장애인 고용 의무도 외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리치몬트그룹의 대표 명품 브랜드인 까르띠에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이러한 행보는 다시금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 1년만에 또 가격 인상 단행한 까르띠에

리치몬트코리아는 최고급 시계·보석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의 한국법인이다.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반클리프 앤 아펠, IWC, JLC, 피아제, 파네라이, 로저드뷔, ALS, 몽블랑 등 다수의 시계 및 주얼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리치몬트코리아는 작년 3월 말 기준 국내 백화점 등에서 9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단연 ‘까르띠에’다. 까르띠에는 3대 글로벌 명품 시계·보석 브랜드로 국내에서 혼수·예물용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해왔다. 이러한 명품브랜드 인기를 기반으로 리치몬트코리아 역시 국내에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내는 모습을 보였다. 3월 결산법인인 리치몬트코리아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년간 8,6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보다(1조382억원)보다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났다. 리치몬트코리아는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74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실적도 준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명품 제품에 대한 이른바 ‘보복소비’가 확산된 데다 가격 인상까지 단행했기 때문이다. 까르띠에는 지난해 6월 말에도 주얼리 제품의 가격을 6%가량 상향한 바 있다. 아울러 이달 9일부터는 시계·팔찌·반지 등 주요 인기 제품 가격을 6~13% 인상될 예정이다. 

이 같은 가격 인상에도 국내의 해당 브랜드 사랑은 여전히 뜨거운 분위기다. 까르띠에의 가격 인상설이 돌자 최근 몇주간 주요 까르띠에 매장 앞에는 ‘오픈런(매장 오픈 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개장과 동시에 뛰어가는 행위) 현상이 빚어졌다고 알려졌다. 

반면, 국내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리치몬트코리아의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의 온도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한국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선 의문을 사고 있어서다. 

리치몬트코리아는 지난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에 기부금으로 집행한 금액은 1,148만원에 불과했다. 그해 수백억원대 배당을 본사에 집행하고 있는 것과 사뭇 비교됐다. 리치몬트코리아는 그해 438억원 가량을 본사에 배당으로 집행했다. 

◇ 한국시장선 그저 돈벌이 몰두?… 장애인 고용 의무 10년째 나 몰라라 ​​​​​​

이외에도 리치몬트코리아는 국내 장애인고용의무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리치몬트코리아는 10년 연속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공표 대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고용률 1.55% 미만이면서 고용노력이 없는 기업을 선정해 매년 발표하고 있다. 작년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리치몬트코리아의 상시근로자 1,082명으로 나타났다. 리치몬트코리아는 현행법상 장애인 33명을 의무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장애인 근로자 고용인원은 총 5명에 불과해 장애인 고용율은 0.47%로 나타났다. 

정부는 1990년부터 국가·지자체와 50명 이상 공공기관·민간기업 사업주에게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고용의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3.1%의 장애인 고용율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비단 리치몬트만의 일은 아니다. 다른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의 국내법인들도 비슷한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속적인 지적에도 크게 달라진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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