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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개막②] 청와대 접고 이제는 ‘용산시대’
2022. 05. 10 by 서예진 기자 syj.0210@sisaweek.com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받으며 공식 집무에 돌입했다.  /대통령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마련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합동참모본부의 보고를 받으며 공식 집무에 돌입했다. /대통령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첫 업무를 용산 지하벙커에서 수행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탈(脫) 청와대’를 외친 결과다.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날(9일) 떠난 청와대는 이날 취임식에서 시민에게 개방됐다. 그렇다면 ‘용산시대’의 대통령 집무실은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과 어떤 점이 다를까.

◇ 대통령부터 기자까지 ‘한 건물’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0분쯤 집무실이 마련된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했다. 대통령실 청사 입구에는 300여명의 대통령실 직원들이 모여 윤 대통령의 대통령실 입성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직원들을 향해 “우리 국민들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해 우리 한번 신나게 일합시다. 같이 하실거죠”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5층에 마련된 제2집무실을 이용한다. 2층 집무실은 현재 공사 중이다. 공사는 내달 마무리될 예정이며, 2층 제1집무실을 본 집무실로 쓰고 5층은 보조 집무실로 활용한다고 한다. 아직 청사 리모델링이 완료되지 않아 곳곳에서 바닥에 보호재가 깔리거나 자재가 드나드는 등 공사가 아직 진행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전 청와대와 다른 점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의 위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취임 후 여민관으로 집무실을 이전하기 전까지는 대통령 집무실은 청와대 본관이었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은 여민1관에서 근무해 참모와의 거리를 좁혔다. 다만 여민관은 3개 동으로 이뤄져 여민1관에는 대통령집무실과 비서실장실, 정무수석실이 있었고, 2관에는 민정·경제·일자리수석실, 3관에는 외교안보·국민소통수석실 등 나뉘어 있었다. 

반면 용산 대통령실 청사는 10층까지 있으므로, 참모들이 모두 대통령과 한 건물에서 일하게 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참모들의 방에 수시로 드나들며 대화를 나누듯, 윤 대통령도 한 공간 속에서 참모들과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하고자 이같은 배치를 했다. 이에 5층에는 대통령 집무실 외에도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처장실과 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수석실이 몰려 있다. 다만 리모델링이 아직 진행 중이라 모든 직원이 입주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기자실도 청와대와 다르다. 이전 청와대 기자실은 집무실과 별도 건물인 ‘춘추관’에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실 청사에서는 기자실부터 대통령 집무실까지 한 건물에 있게 된다. 그러다보니 청사 내부 촬영은 금지되고, 스마트폰에 보안 애플리케이션을 깔거나 스티커를 부착해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엄격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뉴시스

◇ 만기친람 피하기 위해 ‘슬림’해진 대통령실 

대통령실 구조도 바뀌었다. 3실(비서실·국가안보실·정책실)8수석(정무·민정·국민소통·경제·인사·일자리·외교안보·시민사회)이었던 기존 청와대 조직은 대통령실이 되면서 2실 5수석으로 바뀌었다. 없어진 것은 정책실과 민정·일자리·인사수석이다. 대신 정책조정기회관과 인사기획관이 신설됐다. 또 국가안보실 산하에 1차장과 2차장이 있다. 

대통령실 직제가 ‘슬림’해진 것 역시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대통령실 직제가 바뀌면서 기존 500여명 수준이었던 직원 수도 3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대통령실 조직을 축소한 이유는 대통령의 ‘만기친람’을 줄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앞서 대통령실이 정부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고, 책임총리·책임장관제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새 집무실 이름 선정을 위한 국민 공모 절차가 오는 15일까지 진행 중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의하면 윤 대통령은 새 대통령실 이름으로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 국민의 집)’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단장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5일 이에 대해 “국민의집이라든지 국민관이라든지 애민관이라든지, 이런 '국민'을 넣은 이름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새 집무실 이름은 내달 발표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새로 마련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새로 마련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사저 출퇴근으로 인한 교통체증 우려

한편 ‘용산시대’를 맞으며 시민들은 대통령의 출퇴근길을 목격할 수 있게 됐다. 새 집무실은 ‘업무’만을 위한 공간이라 관저도 따로 마련해야 했다. 새 대통령 관저로 서울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이 낙점됐는데, 아직 리모델링이 완료되지 않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 달여 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야 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남대교·동작대교·반포대교·한강대교 등 강남과 강북을 잇는 경로 4개 중 하나를 선택해 출퇴근하기로 했다. 경로를 4개로 정한 것은 경호와 교통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교통 통제로 인한 교통 체증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집무실 인근 용산 주민들의 불편도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 인근 지역은 본래 교통 체증이 심한 곳인데, 이날은 교통 통제도 더해져 혼잡스러웠다. 인근 식당가에서는 도보로 이동하는 시민들도 통행을 불허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대통령실에 도착하기 전 삼각지 경로당에서 인근 주민들과 만나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벤치에 앉은 어르신들과 인사하며 “동네에 관공서가 더 들어왔다고 복잡하지 않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떠난 후 본지 기자를 만난 한 주민은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시끄러우면 피곤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