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축하 사절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를 접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축하 사절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를 접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1일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는 역대 정부 출범 후 최단시간 내에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키워드는 ‘경제’와 ‘안보’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 중 한국과 일본에 공을 들였던 만큼, 이번 방한에서 어떤 것을 얻어갈지 주목된다. 

◇ 윤석열-바이든, 21일 용산서 한미정상회담

18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20~22일 한국을 공식방문(Official Visit)한다. 김 차장은 “동아시아와 글로벌 평화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동맹을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게 이번 한미동맹의 비전”이라며 한미 간 포괄적 전략 동맹 관계를 공고히 할 것이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입국 후,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인근의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 공장을 방문하게 된다면 윤 대통령도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김 차장의 전언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친 바이든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만난다. 양 정상은 대통령실 5층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 차장에 따르면 회담 의제는 북한 문제와 동아시아 협력 방안 등이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여겨볼 일정은 정상회담 후 윤 대통령 주재 공식 만찬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만찬에는 행정부, 의회, 경제계, 학계, 스포츠계 등 50여명이 참석한다. 미국측에서는 수행원을 포함해 30여명이 함께 한다. 특히 이 만찬엔 10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다.

◇ 한미 기술동맹의 핵심 '반도체 및 첨단산업'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일정은 ‘경제’와 ‘안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하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해 한미 ‘안보동맹’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리고 삼성 반도체 공장 방문, 10대 그룹 총수와의 만찬, 기술동맹 추가를 통해 한미 ‘경제동맹’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타국 정상이 한국을 찾아 기업 현장을 먼저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지속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해 왔고, 한국은 첨단산업 육성의 주요 파트너다. 특히 김 차장이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선 ‘한미 기술동맹’이 추가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간 공조를 위해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차장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해 “우리나라의 서너개 반도체 기업이 전 세계 반도체의 70% 공급한다. 반도체 설계는 미국이 최강이고 제조와 공정은 삼성을 포함한 우리 기업이 최고”라며 “서로 원하는 것이 있고, 협력할 것이 있고, 시장을 확대하면 주고받을 일자리가 많아진다. 이런 논의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 외에 배터리, 친환경 녹색기술, 인공지능, 우주개발 등 첨단 산업도 한미 경제 동맹 의제로 오를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공급망을 동맹국 위주로 재편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즉,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목적 중 하나는 한국 첨단산업 기업과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정상회담 후 만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그룹 총수에, 경제단체장들까지 초청됐다. 이에 21일 만찬은 양국이 반도체, 배터리 및 첨단산업 협력을 위한 교류의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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