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경기 평택 오산 미 공군기지 항공우주작전본부를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두고 여야의 평가가 엇갈렸다. 국민의힘이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회담을 ‘성공적’으로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혹평했다. 두 당의 신경전은 정치권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번 회담의 성과로 한미동맹은 시대적 흐름과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게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한미 양국은 전통적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이자 가치동맹”이라며 “대한민국 건국 이후 70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한미동맹은 양국의 번영을 약속하는 징표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22일) 경북 영천 지방선거 지원 유세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어느 때와 다르게 일본보다 한국 먼저 방문해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며 “대통령 하나 바꿨을 뿐인데 대한민국 국격이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1일 서면브리핑에서 “가시적 성과가 명확치 않다”며 “윤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외화내빈에 그쳤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으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지적이 ‘자격지심’에 기인한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취임 후 10일 만에 한미 양국의 의지와 비전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성과”라며 “민주당은 지난 5년 동안 대중·대북 굴종 외교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성과를 내니까 자격지심을 못 이겨 깎아내리기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거듭 이번 회담의 공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민주당의 반박도 거세다. 앞서 이 대표가 ‘국격’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대통령 바뀌니 국격이 달라졌다 이렇게 한미정상회담을 평가하시던데 정말 사실관계조차 모르는, 외교의 ABC도 모르는 무식한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비록 정상회담은 윤 정부가 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이어져 온 굳건한 대미 외교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걸핏하면 국민의힘에서는 한미동맹이 파탄 났다고 주장했는데 정말 한미동맹이 파탄 났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보자고 하고 전화 통화를 하자고 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정부 출범 10일 만에 정상회담이 가능했는지 정말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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