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요직 꿰찬 폭스바겐그룹·벤츠·토요타, 모터쇼는 외면
송승철·박동훈·정재희 전 협회장, 재임 시 자사 브랜드 모터쇼 꾸준히 참가
협회 “주최 측과 협력·논의, 모터쇼의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

부산국제모터쇼가 올해 7월, 4년 만에 개막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2018 부산국제모터쇼 현장. / 뉴시스
부산국제모터쇼가 개막을 약 50여일 앞두고 있지만,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저조한 참여율로 인해 시작도 하기 전에 분위기가 냉랭하다. 사진은 2018 부산국제모터쇼 현장.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부산국제모터쇼 개막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수입 완성차 브랜드의 참여율은 저조하다. 부산모터쇼는 지방에서 열리는 몇 안 되는 대형 국제 행사라는 점에서 코로나19 시국에 지방 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수입차 업계에서 대거 불참 통보를 던져 시작도 전에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부산모터쇼 주관사 중 하나인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서도 행사에 다소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재 한국수입차협회의 요직 대부분은 수입차 브랜드 사장들이 꿰차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한국수입차협회는 회원사의 공통 관심사항을 대변하고 균형 잡힌 시장 환경과 시장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 편익향상과 국내 자동차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조직의 강령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와 상반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2022 부산국제모터쇼 참여를 확정지은 완성차 브랜드는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 수입차 중에서도 BMW그룹코리아의 BMW·미니·롤스로이스 등 3개 브랜드가 전부다. 2020년 부산국제모터쇼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열리지 못해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열리는 지역 행사임에도 수입차 업계에서는 이를 외면하는 모습이다.

특히 주관사인 한국수입차협회 회장직이나 부회장직을 꿰차고 있는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과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 타케무라 노부유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아직까지 자사 브랜드의 부산모터쇼 참여와 관련해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태도는 앞서 한국수입차협회 회장직을 맡은 인물들이 재임기간 동안만큼은 모터쇼 참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한국수입차협회 제5·6대(2004년 4월∼2008년 3월) 회장을 겸임한 송승철 전 한불모터스 대표이사는 2005년∼2008년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모터쇼에 전부 참가했다. 이어 한국수입차협회 제7·8대(2008년 4월∼2012년 3월) 회장을 지낸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도 재임기간 중 마케팅 비용이 삭감된 2010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2008년과 2009년, 2011년, 2012년 모터쇼에 참가했다. 정재희 전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도 한국수입차협회 제9·10·11대 회장을 맡는 동안 포드·링컨 브랜드의 모터쇼 참여를 꾸준히 이끌었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왼쪽)과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오른쪽 위), 타케무라 노부유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오른쪽 아래)이 속한 각 수입차 브랜드는 올해 부산모터쇼 참가와 관련해 여전히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 각 사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왼쪽,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과 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오른쪽 위), 타케무라 노부유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오른쪽 아래)이 속한 각 수입차 브랜드는 올해 부산국제모터쇼 참가와 관련해 여전히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 각 사

그러나 올해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아우디와 폭스바겐, 토요타·렉서스 브랜드가 참여하지 않는다. 한국수입차협회 요직을 꿰찬 브랜드가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다른 회원사(브랜드)에게 참가를 종용하는 것은 어불성설로 보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국수입차협회 측에서는 주최(부산시) 측과 협력 및 논의를 통해 성공적인 2022 부산국제모터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동차 산업은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으며,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시, 마케팅 분야에서도 더욱 가속화돼 모터쇼 역시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며 “하지만 모터쇼는 여전히 자동차 산업의 꽃으로서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중요한 장이기 때문에 모터쇼 주최와 브랜드들 모두 변화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를 포함한 수입차 업계 역시 소비자와의 소통의 접점이 되는 모터쇼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행사로서 모터쇼의 밝은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다만, 개별 브랜드의 모터쇼 참가 등 구체적인 사업 내용에 대해서는 협회에서 답변 드릴 수 없는 입장이라는 점 양해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8년 부산모터쇼에는 수입차 브랜드만 10개사가 참여를 했는데, 현재 올해 부산모터쇼는 BMW그룹코리아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특히 BMW그룹코리아는 부산모터쇼가 처음 열린 2001년부터 올해까지 가운데 2010년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전부 참여 중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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