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전 양상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3월 말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진척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카드 매각전 양상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3월 말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진척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금융사들 역시 말을 아끼고 있어 업계에선 각종 관측만 무성한 분위기다.

◇  M&A 추진에 난기류 형성되나  

카드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물밑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일부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사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5월 롯데카드의 59.83%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롯데카드는 3년 만에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된다. 지난 3월 말 이러한 매각추진설이 전해진 후 금융업계는 한동안 떠들썩했다. M&A 향방에 따라 업계의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M&A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당시, 유력 인수후보군으론 우리금융, KT, 하나금융 등이 주요하게 거론됐다. 세 후보 모두 카드사업군을 자회사로 거느린 곳이다. 우리금융은 자회사로 우리카드를, KT는 BC카드를, 하나금융은 하나카드를 각각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도 했다. 롯데카드 인수 시 우선검토권을 보유하고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들 중 한 곳이 롯데카드를 품는다면 업계 순위엔 지각 변동이 있을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여기에 롯데카드가 최근 실적 호조세를 보이면서 몸값이 최대 3조원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그런데 M&A 추진설이 전해진 지 두 달째에 접어든 현재, 시장 내 관심은 다소 식고 있는 분위기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이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가 감지됨에 따라 관심 열기도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지난달 22일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비은행 부문 확대 계획에 대해 “증권사 인수가 가장 우선”이라고 언급했다.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매물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토하거나 확정한 바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또 다른 유력 후보인 KT는 MBK파트너스와 만남을 가졌지만 긍정적인 논의가 오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적정 인수가를 놓고 양측의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의 인수 참여 의지도 아직까지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인수 검토설이 불거진 농협은행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업계에선 이 같은 기류를 놓고 높은 매각가, 카드업황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최대 3조원 매각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의 기업 가치를 1조8,000억원으로 평가해 회사를 인수했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당시 기업가치가 1조8,000억 가량으로 평가됐던 점을 감안하면 3년 새 껑충 뛴 금액이다. 

카드사 매각가의 산정 기준이 되는 롯데카드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2조4,384억원으로 집계된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후 롯데카드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에서 더 높은 몸값을 바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별도기준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84.6% 증가한 2,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순익은 874억원으로 전년대비 81.0% 증가했다.

이처럼 눈에 띄는 호실적 행진을 보이고 있음에도 난기류가 감지된 데는 카드업계 업황이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올해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규제에 따른 카드론 영업 위축 우려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부터 이 같은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다. 이에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보다 큰 대금을 치러야 하는 매물 인수에 신중할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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