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 SK증권 대표이사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커졌기 때문이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신 SK증권 대표이사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신용등급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익성 저하 등의 이유로 SK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 2분기 연속 적자에 신용등급 전망 적신호 

SK증권은 올해 1분기 개별기준으로 1억6,45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28억원) 대비로는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전 분기(-62억원) 대비로는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70억원) 대비 93.5% 감소하고 전 분기(-47억원) 대비로는 흑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보다 6.1% 감소한 2,774억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실적도 부진했다. SK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68% 줄어든 55억원에 그쳤고 순이익은 84.4% 감소한 29억원을 기록했다. 부진 배경엔 증시 침체와 각종 일회성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26일 SK증권의 신등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선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로 부여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의 경우,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변경했다. 

우선 나신평은 순영업수익 점유율 하락 추세로 사업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점을 등급전망 조정 이유로 들었다. 나신평 측에 따르면 SK증권의 순영업수익 점유율은 2021년 1.3%, 올해 1분기 1.1%로 과거 5개년 평균(1.5%)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나신평 측은 “풍부한 자본력에 기반한 대형사 중심 경쟁 심화로 회사의 IB수수료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또한 최근 자기자본 5,000억~1조원대의 중소형사 역시 적극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데 반해 SK증권은 PEF(Private Equity Fund)가 경영권을 인수한 2018년 이후 연평균 32.2%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말 대비 2022년 3월 말 SK증권의 자기자본 증가율은 8.2%로 나신평이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 8개사 평균(46.8%) 대비 열위한 수준”이라며 “자본력이 증권업 사업역량에 핵심적인 요소임을 감안하면 시장지위 개선을 위해서는 수익성 회복, 이익 내부유보 및 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2분기 연속 수익성이 악화된 점과 우발부채 증가로 자본적정성이 저하되고 있는 점도 신용등급 전망 조정 배경으로 제시됐다.
 
나신평 측은 “SK증권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1년 4분기와 2022년 1분기 연속 적자를 시현했다”며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은 소송충당부채 전입, 투자자산 평가손실 등의 일회성 비용인식과 수탁수수료 감소, 조달비용 상승 및 채권평가손실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추세로, 전반적인 증권업 산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SK증권은 중소형사 특성 상 리테일 사업기반이 취약한 수준으로 수탁수수료 감소율이 업계 평균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율 역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 사업 다각화 꾀한 SK증권… 우발 채무 증가 우려 해소할까 

나신평 측은 SK증권이 이익창출력 개선을 위해 부동산PF 채무보증 등 수익성 높은 IB영업을 우선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위험인수를 위한 자본력이 열위한 점, 대주주가 PEF로 유상증자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IB영업 확대와 사업다각화 지분투자 과정에서 우발부채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나신평 측은 “SK증권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분투자 및 IB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총위험액 및 우발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며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규제비율인 순자본비율을 관리하고 있으나, 조정순자본비율은 유상증자(955억원)가 완료된 2018년 말 391.7%에서 2022년 3월 말 현재 244.3%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최근 사업다각화, 자본이득 획득 등을 목적으로 2020년 트리니티자산운용,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에 이어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 NBH캐피탈, MS상호저축은행 등의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 

나신평은 이러한 사업 다각화 투자과정에서 총위험액이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출자에 따른 자금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나신평 측은 “SK증권은 부동산 PF 채무보증 등 IB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우발부채 규모가 2020년 말 2,470억원에서 2022년 3월 말 3,634억원으로 증가했다”며 “IB사업기반 강화 과정에서 향후 절대적 규모가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점, 전액 신용공여형(매입확약)으로 이루어져 있는 점 등은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실적 악화에 이어 신용등급 관리에도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김신 대표이사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김 대표는 2013년 말부터 9년째 SK증권의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2018년 회사의 대주주가 SK에서 사모펀드 운용사인 J&W파트너스를 변경된 후에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될 예정이다. 

올해 증권업황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발 긴축공포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감 확대 등으로 증시는 최근 몇달 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신평 측은 “SK증권이 업계 평균 대비 수익성 저하폭이 큰 수준으로 부정적 업황요인에 대한 대응능력이 열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수익성 개선를 위해서는 주요 사업부문 시장지위를 유지하면서 자기매매부문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경상적인 이익안정성 달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연 김 대표가 업황 부진 우려를 딛고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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