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는 지난달 상장예비심사가 통과되는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쏘카
쏘카는 지난달 상장예비심사가 통과되는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쏘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국제정세 및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또한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인 가운데, 여러모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쏘카의 상장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4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쏘카는 ‘철회는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지만, 기업가치 평가와 관련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철회 없다”는 쏘카, 기업가치 저평가 우려

국내 카셰어링 업계를 선도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온 쏘카는 국내 모빌리티 업계 최초의 ‘유니콘 기업(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비상장사)’이다.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각종 교통수단은 물론 숙박시설까지 예약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의 진화를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쏘카의 상장은 ‘대어급’이라는 평가 및 기대와 함께 큰 관심을 받아온 사안이다. 특히 올해 들어 쏘카가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착수하면서 그 관심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쏘카는 올해 초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지난달 5일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최근 상장 여건이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쏘카의 상장 절차도 예상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당초 쏘카가 5월 하순 경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5월의 마지막 날까지도 증권신고서 제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으론 상장의 핵심 사안이라 할 수 있는 기업가치 평가를 두고 여러 말들, 특히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외주식 거래플랫폼에서 쏘카의 주가는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8만원이었으나 현재 5만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2조3,000억원대였던 시가총액이 1조4,000억원대로 거의 1조원이 증발했다.

기업가치 산정 여건 또한 악화되는 흐름이다. 쏘카는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흑자를 내는 기업은 아니다. 오히려 최근엔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아직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를 산정하는데 있어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눠 계산하는 주가매출비율(PSR)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쿠팡이 있다.

그런데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IPO시장에서는 PSR 지표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당초 PSR 지표를 활용할 계획이었던 쏘카도 다른 기업가치 산정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최근 상장 추진 기업의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교대상 기업을 선정을 보다 엄격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그런데 쏘카와 동종업계라 할 수 있는 플랫폼 업계와 렌터카 업계의 상장사 주가가 나란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쏘카가 당초 평가 및 기대만큼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울러 쏘카와 다른 상장 추진 기업들의 상장 연기 또는 철회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다만, 쏘카는 상장을 미루거나 포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빠르게 변화 및 성장하며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는 업계 흐름을 선도하기 위해선 현재 추진 중인 슈퍼앱으로의 도약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자금 등 동력을 확보하려면 상장이 필수라 할 수 있다.

실제 쏘카 측은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하고 있으며 철회나 연기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는 10월 5일까지로 설정된 기한 내에 반드시 상장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쏘카 관계자는 “시장에서 여러 평가나 전망이 있긴 했지만, 자체적으로는 애초에 기업가치 목표치 등을 책정하지 않았다”며 “상장 시점 또한 못 박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적절한 시기를 검토해 기한 내에는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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