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내수시장 판매 부진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뉴시스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판매 부진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판매부진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업계 전반을 덮친 반도체 수급대란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상황이 더 심각한 모습이다. 이달 초 새롭게 수장 자리에 앉은 로베르토 렘펠 사장이 한국지엠을 제 궤도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지엠의 판매실적 발표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2,76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5월에 비해 39.8% 감소한 수치이자, 월간 판매실적이 두 달 연속 3,000대를 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극심한 부진은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1,344대라는 충격적인 1월 내수시장 판매실적으로 올해를 시작한데 이어 2월 판매실적도 2,446대에 그친 바 있다. 3월에는 3,609대를 판매하며 반등을 기대하게 했으나 4월과 5월엔 다시 3,000대 밑으로 추락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우선 업계 전반을 덮치고 있는 반도체 수급대란이 꼽힌다. 여기에 한국지엠의 빈약한 라인업 역시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현재 내수시장에서 10개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데, 경차인 스파크와 소형SUV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전체 내수시장 판매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10개 모델 중 6개가 수입판매 모델이며, 대부분 높은 판매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성을 띄고 있다.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부진은 경쟁사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국지엠은 올해 5월까지 1만3,118대의 내수시장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2% 감소한 수치다.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경우 이 기간 1만8,715대의 내수시장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줄어든 실적이지만, 감소 폭은 19.4%로 한국지엠에 비해 낫다. 쌍용자동차는 2만3,592대의 내수시장 누적 판매실적으로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9% 증가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당장 반등의 계기를 찾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은 이달 새롭게 출시 예정인 이쿼녹스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쿼녹스의 과거 실적 추이를 감안하면 뚜렷한 변화는 예상하기 어렵다. 

한국지엠은 한때 내수시장 점유율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등 국내 완성차 업계 3위 자리를 공고히한 바 있다. 하지만 수년째 부진이 이어지면서 어느덧 꼴찌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다. 새롭게 취임한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한국지엠이 제 궤도로 돌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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