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취임 10년째를 맞은 송명구 푸른저축은행 대표가 올해 무거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푸른저축은행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송명구 푸른저축은행 대표가 무거운 발걸음을 뗄 전망이다. 올 1분기엔 충당금 이슈로 다소 신통치 못한 실적을 낸 데다 최근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 대손상각비 증가 여파… 1분기 적자 성적표로 출발 

송 대표는 저축은행 업계 대표적인 장수 CEO 중 한 명이다. 2012년 9월 푸른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올해까지 10년째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단독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끈지는 올해로 3년째에 접어들었다. 푸른저축은행은 오너인 구혜원 회장이 2020년 2월 각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송명구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된 바 있다. 

송 대표는 경영 지휘봉을 잡은 이래 안정적인 실적을 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올해는 첫 분기부터 아쉬운 실적을 내면서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푸른저축은행은 1분기 적자 성적표를 냈다. 푸른저축은행은 1분기 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19억원)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영업손실은 26억원을 기록, 이 역시 전년 동기(14억원) 대비 적자로 돌아선 실적이다.

푸른저축은행 측은 깜짝 적자 배경에 대해 대손상각비 증가를 이유로 제시했다. 푸른저축은행 측은 1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여·수신 계수 증가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총자산 및 영업수익이 증가했지만 대손상각비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푸른저축은행 측이 신용손실 충당금을 많이 쌓은 것이 손실 구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푸른저축은행은 1분기 신용손실 충당금전입액은 81억원으로 전년 동기(37억원)보다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업계 안팎에선 부동산 관련업에 편중된 푸른저축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푸른저축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전체 대출(9,599억원) 중 47.5%는 부동산 관련 업종에 쏠려있다. 부동산업 관련 신용공여 금액은 올 1분기 기준 4,563억원에 달한다. 업종별 신용공여액을 살펴보면 △부동산PF대출 1,534억원 △건설업 452억원 △부동산업 2,577억원 순으로 나타난다.

◇ 부동산 관련 업종 대출 편중… 리스크 관리 과제 부상 

현재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 제22조에 따르면 부동산PF대출은 전체 신용공여액 총액의 20%를 넘기면 안 된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경우, 신용공여 총액의 30%까지 허용된다. 아울러 이러한 세 업종의 총 대출금은 전체 신용대출액의 50%를 넘기면 안 된다.

지난해 신용평가업계에선 푸른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한국신용평가는 푸른저축은행에 대해 “보수적인 영업기조와 여신심사를 감안할 때 수익성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업권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추이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에 부동산 업종 관련 익스포저가 감독규정상 한도인 50%를 육박하고 있어 경기침체로 부동산 자산가치 하락 등 이 발생할 경우 단기간 내 건전성 지표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은 올해 들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자재 가격 및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시장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부동산 업종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푸른저축은행 입장에선 보다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송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한편, 여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주가 부양 역시, 그의 과제로 지목된다. 코스닥 상장사인 푸른저축은행의 주가는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정치 테마주 분류돼 주식시장에서 깜짝 주목을 받은 뒤, 주가는 1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하락세에 대해 테마주 이슈가 가라앉은 탓도 있지만 주가를 견인할만한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하는 점도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종목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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