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비대면 특수’를 누리던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메타버스(Metaverse)’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19 터널의 끝이 마침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정확히는 코로나19의 ‘완전종식’이 아닌 ‘위드 코로나(With covid19)’이긴 하지만. 이제 여기저기서 일상으로의 복귀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IT산업 분야에서도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그간 ‘비대면 특수’를 누리던 ‘화상회의 솔루션’ 시장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떠오르는 IT분야 블루오션인 ‘메타버스(Metaverse)’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 대면성 떨어지는 화상회의 솔루션… 가상공간 ‘메타버스’가 해답

IT업계에서 주로 지적하는 화상회의 시스템의 가장 큰 약점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하는 특성인 ‘대면성’의 부족이다. 대면성이 떨어지는 온라인 화상회의 및 비대면 근무의 경우 오프라인 근무와 회의에 비해 몰입감이 크게 부족해 업무 효율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비대면 시대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일·생활균형(2021)’ 보고서에 따르면 화상회의 서비스 이용자 대부분이 그 편의성은 인정하지만 업무 효율성이 오프라인 대면 근무에 비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근로자들이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스마트워크와 같은 원격근무를 어떤 식으로 조합해서 일하기를 원하는지 조사한 결과, 근로자들이 선호하는 근무 방식은 △사무실 근무(57.4%) △재택근무(42.1%) △스마트워크(0.5%) 순이었다. 여기서 온라인 화상회의 앱 등을 사용하는 원격근무가 속하는 부문이 ‘스마트워크’임을 감안하면 대다수 근로자들이 화상회의를 근무하는 방식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셈이다.

한국노동연구원도 “스마트워크의 비중이 낮은 것은 스마트워크와 같은 원격근무의 활용도가 낮고 근로자들이 스마트워크를 하나의 선택 가능한 근로 방식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부동산 데이터 업체 알스퀘어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따르면 직장인 응답자의 37.1%가 ‘오피스에 출근해 지정 좌석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 중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0%가 ‘대면 업무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 

메타버스가 화상회의 솔루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하는 특성인 ‘대면성’의 확보에 있다./ Gettyimagesbank

이때 대면성의 부족으로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온라인 화상회의의 단점을 채워줄 수 있는 기술이 ‘메타버스’라는 것이 IT분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순한 ‘사각형’의 화면으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해야 하는 화상회의 플랫폼에 메타버스가 적용될 경우 가상공간에서 마치 함께 있는 것 같은 소속감을 줄 수 있어 업무 및 소통 과정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동영상 마케팅 회사 릴앤릴(ReelnReel)도 ‘메타버스가 화상 회의의 미래를 바꾸는 방법(2021)’ 보고서에서 “메타버스는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화면이나 카메라 수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발표자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화상회의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는 우리가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라이브 화상회의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매력적이고 상호작용적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시자 빌게이츠 역시 지난해 12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 펜데믹은 이미 직장에 많은 혁신을 가져왔고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원격근무는 더 많은 사람들을 메타버스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들과 IT기업들은 이미 관련 서비스 개발 및 출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LG유플러스에서 공개한 재택근무 특화 메타버스 서비스 ‘U+가상오피스’./ 박설민 기자

◇ 국내외 IT기업들 ‘메타버스 사무실’ 만들기 ‘잰걸음’

이처럼 메타버스와 화상회의 플랫폼 간 융합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들과 IT기업들은 이미 관련 서비스 개발 및 출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 줌(Zoom)은 지난해 9월 글로벌 메타버스 기업 메타(Meta, 구 페이스북)과의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기반 화상회의 솔루션을 올해 선보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줌 측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현재 호라이즌 워크룸은 VR HMD ‘오큘러스 퀘스트2’ 기반으로 서비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줌은 지난 3월 23일 화상회의에 참여한 이용자의 모습을 3D아바타로 바꾸는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IT업계에서는 아직 기초적인 단계지만 줌이 기존의 화상회의 플랫폼을 넘어 메타버스 진입을 위한 잠정적인 첫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지난해 11월 2일 개최된 ‘이그나이트 2021’ 행사에서 자사의 협업툴 ‘팀즈’와 혼합현실(XR) 플랫폼 ‘메시’를 결합한 메타버스 플랫폼 ‘메시 포 팀즈(MESH FOR TEAMS)’를 공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기반 협업 플랫폼인 메시 포 팀즈를 사용하면 전 세계 글로벌 직원들 수천명이 하나의 가상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 측 설명이다.

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IT기업들 역시 메타버스와 화상회의를 융합하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5월 재택근무 특화 메타버스 서비스 ‘U+가상오피스’를 공개했다. U+가상오피스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아침 인사, 스몰톡, 개인 면담, 화상회의, 업무 협업 등 실제 사무실에서의 업무 과정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U+가상오피스에 탑재된 기능인 ‘AI 회의록’은 단순히 목소리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STT(Speech to Text)’ 기능뿐만 아니라 회의 중 각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인식해 누가 어떤 내용을 말했는지 회의록을 자동 생성해준다. U+가상오피스는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LG유플러스 임직원과 일부 고객사에 우선 제공된 후, 내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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