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 오너일가 2세 구동범 사장이 이끄는 인베니아의 실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LIG그룹 오너일가 2세 구동범 사장이 이끄는 인베니아의 실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범 LG가(家) LIG그룹 계열사 인베니아의 실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흔들리던 수익성에 개선의 신호가 켜진 것이다. 다만, 매출액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안정적인 실적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체질개선에 시동을 건 오너일가 2세 구동범 사장이 실적 반등을 주도하며 자신의 경영능력 또한 입증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수익성 뚜렷하게 개선된 인베니아… 매출 하락세는 ‘여전’

LIG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인베니아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조하는 장비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범 LG가로 분류되는 만큼, LG디스플레이 및 LG전자가 주요 매출처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인베니아는 실적 변동 폭이 큰 편이다. 2010년대 이후만 살펴봐도 △2010년 1,900억원 △2011년 1,158억원 △2012년 2,293억원 △2013년 1,515억원 △2014년 1,069억원 △2015년 895억원 △2016년 1,515억원 △2017년 1,821억원 △2018년 1,728억원 △2019년 1,461억원 △2020년 1,410억원 △2021년 1,343억원의 연간 매출액을 기록해왔다. 

특히 최근 인베니아는 2017~2018년 정점을 찍은 실적이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수익성 또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84억원 △2018년 72억원이었던 연간 영업이익이 2019년과 2020년엔 40억원대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는 인베니아의 실적이 디스플레이 업계의 투자 여부 및 규모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베니아의 실적이 급등한 2017~2018년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던 시기와 일치한다. 반면, 이후엔 추가 투자가 축소되면서 인베니아의 실적 또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에 따라 냉탕과 온탕을 오가게 되는 셈이다.

인베니아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사업을 추가하며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2차 전지 및 포장·용기 사업을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이 중 2차 전지 제조장비 사업은 기존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사업과 기술적으로 연계되는 측면이 많은데다, 미래 전망 또한 밝아 인베니아 뿐 아니라 동종업계 기업들이 대거 진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시장을 적극 노크하기도 했다.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부문을 적극 육성하며 우리나라를 뒤쫓았는데, 덕분에 인베니아는 중국 시장 진출이 수월할 수 있었다.

인베니아의 이러한 행보는 특히 꾸준히 지적돼왔던 LG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인베니아가 LG디스플레이를 중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베니아는 지난 3월 본사 사옥을 경기도 성남시에서 고양시로 확장 이전했다. 핵심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 근처로 이사를 간 것이다. 

인베니아의 이 같은 체질개선 노력은 실적을 통해 그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인베니아는 지난해 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앞선 2년간 흔들렸던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된 모습이다.

다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인베니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앞선 2년에 비해 더욱 감소해 1,3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영향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한계 또한 실적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적 흐름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인베니아는 올해 1분기 21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23.6% 감소한 수치다. 반면 영업손익에서는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한편, 인베니아의 실적 개선 및 도약은 오너일가 2세 구동범 사장에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 구동범 사장은 2018년 사장으로 승진하고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이듬해인 2019년엔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후 인베니아의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아쉬움을 이어왔다.

구동범 사장이 인베니아의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실적을 통해 경영능력을 입증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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