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상목 경제수석 생일을 맞아 지난 7일 서울 종로 인근 피자집에서 김대기 비서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최상목 경제수석과 함께 오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최상목 경제수석 생일을 맞아 지난 7일 서울 종로 인근 피자집에서 김대기 비서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최상목 경제수석과 함께 오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그간의 관행을 깨고 출퇴근 하는 대통령이 됐다. 출근길마다 짤막한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약식 회견)을 하면서 언론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어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는다. 그러나 인사 문제로 잡음을 일으킨 점과 검찰 편중 인사 때문에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다. 

◇ 출근길 문답·주말 나들이 ‘구중궁궐’ 탈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한 달간 12번의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평균 3개의 질문을 받았고, 지난 9일에는 가장 많은 7개의 질답을 받았다. 대통령실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 당선인 신분 때부터 오가며 기자들과 소통을 많이 했고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통령실에 온 이후에는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전 청와대에서는 출입기자들이 대통령을 ‘일상적인 출근길’에서 만나기는 어려웠다. 기자들이 근무하는 춘추관은 청와대 본관과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용산 대통령청사로 이동했고, 출입기자들도 대통령과 한 건물에서 근무하게 됐다. 

또 청와대 내 관저에서 기거했던 과거 대통령의 출퇴근 모습과 달라졌다. 항상 출퇴근을 하다 보니 출근길에 자연스럽게 기자들과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인터뷰에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얘기도 하고 이런건 좋다”며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또 주말엔 부인 김건희 여사와 나들이를 가거나, 점심시간에 주변 식당에서 참모들과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런 모습들은 윤 대통령이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주장한 ‘구중궁궐 탈피’ 기조와 맞닿아 있다. 

◇ 즉문즉답서 나오는 ‘말실수’

다만 도어스테핑으로 ‘파격’ 소통 행보를 보였지만, 즉문즉답으로 이뤄지다보니 윤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문제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검찰 편중 인사 지적에는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쓰는 것”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10일 출근길에서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이력에 대해 “음주도 언제 한 건지, 상황, 다발성, 도덕성 같은 여러 가지를 따져봐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해 인사 검증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게다가 ‘법과 원칙’을 강조하던 윤 대통령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관대한 인식을 가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반려견과 함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진이 29일 공개됐다. /페이스북 '건희사랑'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반려견과 함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진이 29일 공개됐다. /페이스북 '건희사랑' 갈무리

박 전 국정원장은 이에 대해 “매일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는 것은 신선하고 좋다. 그렇지만 거기서 자꾸 말실수가 나온다”며 “(도어스테핑을) 정제돼서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거기서 큰 실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8일 한 인터뷰에서 “그걸 가지고 국민과 소통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국민과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진짜 정부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스스로 챙겨서 이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장관 2명 낙마·검찰 출신 편중

인사 문제는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아빠 찬스’ ‘방석집 논문’ 등 논란으로 장관 후보자 두 명이 낙마했고, 아직 내각 구성이 완성되지 못했다. 여기에 ‘여성할당제 폐지’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판을 받았고, 한미정상회담에서 외신 기자에게 관련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여성 인사를 기용했으나 이들도 과거 이력이 문제가 된 상황이다. 

아울러 검찰 출신 편중 문제를 지적받으나, 해당 이슈에 대해 대통령이 강경한 모습을 보여 아쉽다는 평가가 있다.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과 정부 부처 장차관급 인사 중 검찰 출신만 15명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인사에 대해 “필요하면 또 해야죠”라고 대답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 인선’ 지적에 “선진국, 특히 미국같은 나라를 보면 ‘거버먼트 어토니’(government attorney·정부 소속 법조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 그게 법치국가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권지웅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은 “시중에 떠도는 ‘검찰공화국’이라는 상황이 되면 그 오명을 벗기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논란이 있음에도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전주와 같은 53%를 유지하고 있다. 부정평가는 33%였다. 긍정평가의 이유로는 △국방·안보 10% △결단력·추진력·뚝심 7% △소통 7% △대통령 집무실 이전 6% △공정·정의·원칙 6% 등이었고, 부정 평가의 이유는 △인사(人事) 32% △대통령 집무실 이전 12% △독단적·일방적 6% △직무 태도 5%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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