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상이한 주행거리 인증, 日 367㎞·유럽 315㎞ 감안해야
기존 UX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격 차이 거의 없어… “다양한 선택지 제공”
정부 보조금 100% 지급 대상, 지자체별 최대 1,300만원 보조

/ 잠실=제갈민 기자
렉서스가 UX 모델의 배터리 전기차 모델 UX 300e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 잠실=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잠실=제갈민 기자  렉서스가 브랜드의 첫 배터리 전기차(BEV) 모델 UX 300e를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그러나 렉서스 UX 300e는 최근 출시되는 경쟁사의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이 작아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 인증을 받은 점이 약점으로 꼽혀 많은 판매량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다만, 국내 전기차 보조금을 100% 지원받을 수 있는 가격에 출시가 된 점은 상당한 강점으로 부각되는데, 짧은 주행거리라는 약점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렉서스코리아는 15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내 커넥트투에서 UX 300e 및 뉴 제네레이션 NX의 출시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타케무라 노부유키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을 비롯한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들이 자리했으며, 차량과 브랜드 소개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석한 미디어 관계자들의 관심은 하나같이 UX 300e 모델의 정부 인증 주행거리였다. 렉서스 UX 300e는 기존에 국내에서 판매하던 UX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만든 BEV 모델로, 브랜드의 첫 전기차이긴 하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렉서스 UX 300e에 탑재된 리튬이온배터리 용량은 54.35㎾h 수준으로, 경쟁사의 동급 BEV 모델 대비 작다. 배터리 용량이 작은 만큼 국내에서 인증 받은 1회 완전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도 도심·고속도로 복합 기준 상온 233㎞·저온 187㎞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렉서스 UX 300e와 주행거리가 비슷한 전기차 모델로는 △BMW i3(248㎞) △푸조 e-2008 SUV(237㎞) △DS오토모빌 DS3 E-텐스(237㎞) 등이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수입 전기차 모델인 볼보자동차 XC40 리차지는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이용했음에도 77.8㎾h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해 상온 기준 최대 337㎞ 주행 인증을 받았다. 경쟁 모델과 비교 시 렉서스 UX 300e의 항속거리가 짧게 느껴지는 이유다.

다만 국내 전기차 주행거리 인증은 차량의 실제 주행가능 거리와 편차가 크게 나타나 측정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주행거리 인증은 해외 국가의 전기차 인증 주행거리와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렉서스코리아 측이 확인한 UX 300e 모델의 해외 주행거리 인증은 △일본 367㎞ △유럽 WLTP 315㎞ 수준으로, 국내 인증 거리인 233㎞보다 최소 80㎞, 최대 130㎞ 정도 높게 측정됐다. 이를 감안하면 렉서스 UX 300e의 실제 주행거리는 300㎞ 내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잠실=제갈민 기자
렉서스 UX 300e는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보조금 적용 시 5,000만원 미만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 수입 전기차로 부각된다. / 잠실=제갈민 기자

그나마 렉서스 UX 300e가 소비자들에게 강점으로 내세울 부분은 가격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5,490만원으로, 기존에 국내에 판매가 이뤄지던 렉서스 UX 하이브리드 모델 중 UX250h AWD(상시 사륜구동) 모델의 가격 5,560만원보다 저렴하다. 볼보 XC40 리차지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모델 XC40에 비해 1,000만원 이상 가격이 높게 설정됐는데, 이와 대조적인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렉서스코리아 측의 전동화 전략은 ‘다양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번 UX 300e 모델은 기존에 UX 하이브리드 모델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들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 모델이라는 선택지를 넓혀 준 셈이다. 배터리 용량이 작아 주행가능 거리는 짧게 보일 수 있으나,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것이다.

덕분에 정부의 보조금 100% 지급 기준에 부합해 국고보조금은 605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지역마다 상이한데,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이 432만원을 보조해 최대 1,037만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그 외 시·군 지역 중 보조금 지급 기준이 높은 곳으로는 △전라남도 곡성군 734만원 △경상남도 합천군 691만원 등이 있다. 해당 지역의 경우 최대 1,300만원 내외의 보조금을 받아 약 4,200만원 수준에 렉서스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국고와 지방비를 합쳐 777만원을 보조받아 약 4,700만원 정도에 구매가 가능하다.

행사 간 질의응답에서 UX 300e의 주행거리가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 타케무라 노부유키 사장은 “한국 고객들이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UX 모델은 세컨드카로 이용하는 분들이 많고, 자체 조사를 통해 도심 주행이 많은 분들에게 효용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국내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행거리를 늘린 UX 일렉트릭 모델 출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모델에 대해서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면서 확답을 하지 않았다.

전기차의 경우 용량이 큰 배터리를 탑재하면 보다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지만, 제조단가 상승이 불가피한 점이 존재한다. 이번에 출시된 렉서스 UX 300e 모델의 경우에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혀주기 위한 합리적인 모델로 볼 수 있다.

/ 렉서스 코리아
렉서스는 국내 시장에 UX 300e 전기차 모델과 함께 2세대 NX를 함께 출시했다. 2세대 NX는 기존 스트롱 하이브리드 모델 외에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 점이 부각된다. / 렉서스 코리아

한편, 렉서스는 이날 UX 300e와 함께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2세대 NX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출시했다. NX 450h+ 역시 렉서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PHEV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렉서스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한 RZ 모델과 풀체인지를 거친 5세대 RX를 HEV 및 PHEV로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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