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신원근 대표이사(사진)의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는 신저가 기록을 썼다. /카카오페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수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신뢰에 타격을 입은 후 대대적인 신뢰 회복 방안을 발표했지만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신원근 대표이사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음에도 신저가 기록을 썼다.

◇ 신원근 대표, 자사주 매입 “신뢰 회복 방안 약속 이행”

카카오페이는 신원근 대표가 자사주 1만5,000주를 매입했다고 16일 밝혔다. 주식 매입 규모는 약 12억원이다. 카카오페이 측은 이번 자사주 매입 배경에 대해 “지난 3월 발표한 신뢰회복과 책임경영을 위한 실행안 약속 이행을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신 대표는 3월 24일 ‘신뢰회복을 위한 실행방안’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매도 제한 △재매입·이익 환원 △책임경영·사회적 책무 강화 △충실한 의무이행을 위한 재신임 절차 등을 발표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종목이다. 공모가 9만원으로 시장에 입성한 카카오페이는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일엔 장중 한때 24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0일 경영진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주식을 대거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당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스톡옵션을 통해 회사 지분 약 900억원어치를 매도하고 차익으로 878억원을 챙겼는데, 이를 놓고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로 내정됐던 신 대표 역시 스톡옵션을 행사했던 임원 중 한 명이었다.

이 사건으로 카카오페이에 대한 시장 신뢰가 크게 흔들리면서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실적 부진과 증시 침체,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 

이에 지난 3월 취임한 신 대표는 대대적인 신뢰회복 방안을 발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자사 주가가 2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연봉 및 인센티브 등 모든 보상을 받지 않고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소식에도 주가는 신저가 행진

이후 주가는 소폭 회복세를 보이는 듯 싶었지만 4월 들어 다시 내림세를 이어갔다. 5월 들어선 10만원대 선이 붕괴댔고 결국 공모가를 하회한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최근엔 2대주주의 블록딜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8일 자사 2대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보유한 주식 5,101만5,205주 가운데 500만주(3.77%)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 여파로 주가는 또 다시 크게 출렁였고 최근 주가는 7만원 중반 선까지 주저앉았다.

신 대표가 16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및 시장 신뢰 회복 의지를 다졌음에도 뚜렷한 반향은 없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3.28% 하락한 7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2.3% 하락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아울러 이날 카카오페이는 장중 한때 7만3,400원까지 내려가며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신 대표는 작년 말 주식 매도로 생긴 차익 전액(세금 제외 약 32억)을 올해 말까지 매 분기마다 회사 주식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다른 경영진 4명도 약속 이행을 위해 이달 중 회사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다.

국내 증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경기둔화 우려 등의 여파로 불완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된 만큼 경영진의 어깨는 더 무거울 전망이다. 과연 신 대표 등 경영진이 기업 가치 및 주주가치 회복을 통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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