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반려로봇의 본격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생을 함께 한다’는 뜻을 가진 ‘반려(伴侶)’라는 단어는 우리가 사랑하는 다양한 이들에게 붙여지곤 한다. 특히 최근에는 과거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로 사용된 개,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들의 상징과 같은 단어가 됐다.

그렇다면 현재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상징인 ‘로봇(Robot)’의 경우에도 ‘반려’라는 말이 적용될 수 있을까. 차가운 강철과 전선, 연산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로봇이 우리에게 개와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 혹은 더 나아가 가족과 같은 인생의 반려자가 되어줄 수 있을까.

◇ 반려로봇, 심리적 안정 효과 높아… 고령화·1인 가수 사회에 ‘안성맞춤’

먼저 전문가들은 반려로봇이 인간에게 실제 반려동물과 비슷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반려로봇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대상의 심리치료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일본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에서 개발한 아기하프물범 모양 애완로봇 파로(Paro)는 입원 환자나 요양시설 수용자, 간병인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로는 2005년 일본에서 상용화된 이후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경치료 의료기기’로 인정받아 현재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5,000개의 PAROS가 이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려로봇이 인간에게 실제 반려동물과 비슷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은 일본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에서 개발한 아기하프물범 모양 애완로봇 파로(Paro)를 앉고 있는 노인의 모습./ Parorobots

특히 파로는 자폐아들의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AI심포지엄(JSAI)에 게재된 논문 ‘Usefulness of Animal Type Robot Assisted Therapy for Autism Spectrum Disorder in the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ic Ward(2015)’에 따르면 시코쿠 의료센터 정신과 병동에서 파로를 환자들이 가지고 놀게 지시한 결과, 환자와 파로 사이에서 긍정적 상호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최민석 연구원은 ‘심리치료용 애완로봇(2017)’ 보고서에서 “애완동물(반려동물)은 정신적, 신체적 효과와 사회적 효과 등 심리치료에 여러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애완동물의 돌발행동이나 알러지 유발 등 문제로 의료진들이 도입을 꺼리고 있다”며 “이때 로봇이 그정적 효과를 유지한 채 부정적 효과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앞으로 1인 가구와 고령 사회가 증가함에 따라 반려로봇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비대면 사회가 지속될수록 반려로봇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 의료로봇연구소장인 양광종 교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한 논평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격리된 사람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대화를 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소셜로봇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반려로봇의 시장 가능성 역시 매우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세계 동반자 로봇(반려 로봇)시장 규모는 2021년 72억7,167만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성장률률(CAGR) 25.57%를 보이며 오는 2027년가지 285억1,650만 달러에 이를 것 예상된다./ Gettyimagesbank

◇ 반려로봇시장 전망도 ‘맑음’… 2027년 285억달러 규모 예상

반려로봇이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효과뿐만 아니라 IT산업계에서는 반려로봇의 시장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세계 동반자 로봇(반려 로봇)시장 규모는 2021년 72억7,167만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성장률률(CAGR) 25.57%를 보이며 오는 2027년가지 285억1,650만 달러에 이를 것 예상된다.

특히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자리를 로봇이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는 추세다. 영국의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내비오(Technavi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완견 모습을 한 반려로봇의 시장 점유율은 2026년까지 11.28%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9억1,433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반려로봇의 시장 성공 전망과 의료 및 생활 등 높은 이용 가능성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부처 역시 반려로봇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2월 합동으로 발표한 ‘2022년 지능형 로봇 실행계획’에서 “돌봄인력 부족, 감염병 상황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사회도래 등 당면한 사회문제 해소에 초점을 둔 기술 개발 추진할 것”이라며 “고령사회, 1인가구 증가를 고려한 HRI(인간로봇 상호작용) 기반의 반려로봇 등을 신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인가구 생활편의를 위한 가정 내 헬스케어로봇, 정서교감 반려로봇 등 일상맞춤형 로봇보급 강화할 것”이라며 “유망 로봇분야 중심 서비스 로봇 1,449대 실증보급할 계획인데, 이중 반려로봇은 이 중 1,225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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