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렉서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시사위크
토요타·렉서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브랜드를 대표해온 토요타·렉서스의 ‘옛 영광 되찾기’가 요원한 모습이다. 재기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연간 판매실적 1만대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토요타·렉서스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오랜 기간 제법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렉서스의 경우 2005년과 2006년 연간 판매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두 브랜드 모두 대체로 중상위권을 유지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사건에 따른 후폭풍에 휩싸였던 2017년엔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나란히 3·4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2018년과 2019년엔 번갈아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마주했다. 2019년 1만611대였던 토요타의 연간 판매실적은 2020년 6,154대로 무려 42% 감소했고, 렉서스 역시 2019년 1만2,241대였던 것이 2020년 8,911대로 27.2% 줄어들었다. 

추락의 원인은 자명했다.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일본차의 경우 도로 위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거나 아예 주차장 출입을 거부당하기도 하는 등 그 타격이 상당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지난해 각각 6,441대, 9,752대의 연간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나아진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예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개선으로 보긴 어려운 실적이었다.

올해는 5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이 나란히 전년 대비 후퇴하며 또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년 대비 감소세는 토요타가 10.8%, 렉서스는 36.8%다.

물론 이는 수입차 시장 전반을 덮친 반도체 수급대란의 여파인 측면이 크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가뜩이나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토요타·렉서스 입장에선 더욱 씁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최근 렉서스 최초의 전기차를 국내에 출시하고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뜻밖의 외부적 요인으로 잇단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토요타·렉서스가 한국 시장에서의 옛 위상을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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