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연일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당 내에서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동시에 새어 나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 간 연이은 갈등 상황에 대해 당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당장 이들의 갈등이 당내 세력 다툼으로 비화되면서 국민 눈높이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옆에 있는 우리가 더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정 최고위원은 “(갈등의 핵심은) 잘 모르겠다”며 “결국에는 윤리위와 관련돼서 이준석 대표를 내쫓는다고 한쪽에서는 생각하고 마치 세 싸움으로 벌어지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전날(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또다시 충돌했다. 배 최고위원이 회의장에 들어오는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이 대표가 손을 뿌리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비공개회의에서도 ‘조직위원장 공모’를 두고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최고위원이 공천권 문제가 불거진다는 점을 지적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조직위원장과 공천권은 별개라고 맞서면서다. 두 사람의 설전 과정에서 ‘지적질’ 등 발언도 새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신경전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에서는 이 둘이 정면충돌했다. 이 대표가 내용 유출을 이유로 비공개회의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배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16일에는 ‘국민의당 최고위원 몫’을 두고 두 사람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연이은 갈등 상황에 다른 최고위원들의 우려도 깊다는 게 정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카메라도 있고 하기 때문에 거기서는 하지 말라고 그러면 또 문제가 되지 않나”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다 그것 때문에 걱정하고 있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도 이날 직접 만든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이 대표의 ‘악수 거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놀고 있네”라고 비꼬았다. 

그는 전날(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을 모두 질타하는 취지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홍 당선인은 “비공개회의에서는 가능하지만 공개회의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며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당 대표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당 대표의 미숙한 지도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최고위원이 달라진 당헌체제를 아직 숙지 못한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는 이들의 연이은 충돌이 당장 ‘내홍’으로 비춰지는 데 대해 부담스러운 기류가 역력하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내에 다양한 의견 표출이 있고, 공당이기 때문에 전부 하나의 의견이 있을 순 없지 않나”라며 “표출되는 방식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은 있었지만 활발하고 다양한 당의 의견 수렴 과정이다 봐주시는 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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