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및 검수완박 관련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를 요구한 것을 거절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진정성이 있다면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동시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반환 소식에 협상의 진전이 있기를 기대했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조삼모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반환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당연한 상식이 민주당만 가면 왜 양보로 둔갑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도록 하는 데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가 한발 물러서면서 협상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는 금방 깨졌다. 민주당이 이에 대한 조건으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위한 사개특위 출범과 검수완박법 관련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헌재 제소를 취하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권 원내대표는 이 같은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에 검수완박 악법을 끼워팔기하고 있다”며 “사개특위를 구성하고 헌재 제소를 취소하는 조건은 수용 불가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선택적 합의이행이 아니라 국민과 약속이행이기 때문”이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검수완박 악법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 여야 합의가 국민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검수완박 악법 강행으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며 “민주당은 여전히 국민의 뜻이 어딨는지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모른 척해야 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합의 정신을 강조한 권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동시에 선출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그는 “복잡하게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고 2021년 7월 23일 합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민주당이 진심으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게 반환할 생각이라면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을 먼저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장단과 법사위원장 동시 선출로 합의 이행의 진정성을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