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흑자 전환 후 2021 회계연도 실적도 성장… 매출·영업익 고루 증가
당기 車 판매 전기 대비 1.49배↑, 지난해 이륜차 판매도 20%↑
올해 실적은 주춤, 하반기 신차는 없어… 日서 소니와 전기차 개발 협력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가 역경 속에서도 마케팅 중심의 알뜰 경영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뉴시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2020 회계연도 실적 흑자 전환에 이어 2021 회계연도에도 성장세를 기록해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가 2020년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기준 국내 영업 실적을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2021년 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까지 연이어 성장세를 기록했다. 혼다코리아의 실적 성장에는 차량 판매 실적 개선도 있지만 이륜차(오토바이) 사업이 꾸준히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21년 회계연도(이하 당기)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당기 실적은 △매출 3,887억원 △영업이익 339억원 △당기순이익 244억원 등을 달성했다. 이는 전기 대비 매출이 994억원(34.37%),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6억원, 91억원 등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기에는 2019년 회계연도 대비 매출이 약 739억원 감소한 상황에서도 알뜰 경영으로 20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2019년 대비 10배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순이익 15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이번 당기 실적까지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온 점은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의 경영 능력이 빛을 발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혼다 브랜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 2008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 중 최초로 연간 판매 1만대를 달성하며 수입차 업계 1위에도 오른 이력이 있다. 그러나 이후 판매량이 하락한 후 엎치락뒤치락하다 지난 2019년 하반기에는 한일 간 외교·무역 갈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반일정서가 극에 달했고 혼다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외형이 쪼그라드는 힘겨운 시기에도 혼다코리아는 내실 경영을 이어왔고, 지난해 결국 수입차 판매 실적도 반등했다. 지난해 혼다의 수입차 판매 실적은 4,355대로 전년 대비 42.5% 성장했다. 결산일 기준으로 집계를 하면 당기 차량 판매 대수는 4,283대로 판매대수가 조금 줄어들긴 하지만, 전기(2020년 4월∼2021년 3월) 2,878대 대비 성장률은 48.8%로 더 크게 늘어났다.

동기간 오토바이 사업도 날개를 달았다. 2020년부과 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폭증했고 덩달아 배달업 시장도 급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오토바이 판매가 증가했는데, 혼다 제품이 시장을 독식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오토바이 신규 등록 대수는 15만2,623대로 집계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기간 혼다 브랜드 오토바이 판매 실적은 5만5,273대를 기록했다. 전년(4만5,720대)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20.9% 늘어났으며, 지난해 오토바이 전체 판매대수의 3분의 1 이상(36.2%)을 차지했다. 신규 등록 오토바이 3대 중 1대는 혼다 제품인 셈이다.

혼다가 국내 오토바이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배경에는 ‘PCX’라는 스쿠터가 있다. PCX는 400만원 초반 수준의 가격과 40㎞/ℓ 이상의 연료효율(공인연비 55㎞/ℓ)을 보여 배달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 운전면허증(1종·2종 보통)을 취득하면 운전할 수 있는 125㏄ 배기량도 판매량을 끌어올린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혼다 PCX는 수년째 국내 오토바이 시장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혼다 등 일본 브랜드 차량은 신차 출고까지 대기기간이 대체로 2개월 수준이다. 사진은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 / 혼다코리아
혼다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자사의 파워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은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축으로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 혼다코리아

자동차와 오토바이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면서도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인상은 최소화했다. 당기 판관비로 지출된 비용은 344억원으로, 전기 336억원 대비 약 8억원 정도만 상승했다. 판관비 상승은 대부분이 차량 운반비로, 당기 56억원을 지출해 전기 대비 약 12억원 정도 늘어났다. 그 외 임직원 급여는 거의 변동이 없고, 복리후생비와 교육훈련비는 늘어났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교육에 투자를 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 부분에서 각각 12억원, 16억원 절감했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다만, 올해 자동차 시장 판매가 다시 주춤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혼다는 여전히 국내 시장에 순수전기차(BEV) 출시 계획 등 신차 관련 소식이 깜깜이다.

혼다코리아 측에서는 “당기 실적이 전기 대비 성장한 배경에는 자동차 판매량 증가, 내부 비용 절감 등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기는 미정이지만, 고객 니즈에 부응한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신차 출시 계획이 아직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혼다코리아의 자동차·오토바이 투트랙 전략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한 것은 맞지만, 오토바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다는 점에서 1대당 순이익은 차량에 비해 적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혼다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위해서는 발빠른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저공해 차량’이면서 높은 연료효율을 보이는 점에서 내연기관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해 보이지만, 이미 시장은 전동화에 가속을 걸고 있어 혼다도 전동화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나마 일본 시장에서 혼다와 소니가 전기차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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