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효율, 하이브리드 〉 디젤 〉 가솔린 〉 LPG 순
주유소 인프라, LPG 충전소 여전히 기름집보다 적어
유류세 37%↓ 적용 시, 휘발유 57원·LPG 12원 하락

서울의 LPG 가격이 리터당 1,000원을 넘어섰다. / 뉴시스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 자동차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가가 저렴한 LPG 차량이 인기를 끄는 모습이지만, 차량 구매 시 복합적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상황과 유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유류비가 낮고 가격 안정세를 보이는 LPG 차량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급증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이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면서 LPG 차의 잔존가치 방어도 탄탄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LPG 차량은 가솔린(휘발유)이나 디젤(경유)을 사용하는 차량들에 비해 연료효율이 떨어지고, LPG충전소 인프라도 여전히 적은 단점이 존재해 차량 구매 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엔카닷컴은 1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LPG 모델의 잔존가치를 분석한 결과 LPG 모델 주목도 급상승에 따라 높은 잔존가치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잔존가치 조사 대상은 2020년식 무사고 기준 현대자동차 그랜저IG, 쏘나타(DN8), 아반떼(CN7), 기아 K5 3세대, 르노코리아자동차 더 뉴 QM6, SM6 등 6종 차량의 LPG 모델이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해당 LPG 모델들은 80% 후반에서 90% 중반대의 높은 잔존가치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카 측은 “이들 모델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고차 구입이 가능한데다 유류비가 상대적으로 낮아 구매비 및 유지비 측면에서 경제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이점으로 높은 잔존가치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기에 현재 국내 판매 중인 LPG 차량이 다양하지 않지만 올 하반기 완성차 기업의 새로운 LPG 모델 출시가 예고돼 있어 LPG 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주목도가 올라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일 기준, 전국 LPG의 리터(ℓ) 당 평균 가격은 1,109원이다. 휘발유와 경유는 각각 2,133원, 2,160원으로 LPG 대비 약 1,000원 정도 비싸다. 연료 가격만 놓고 본다면 LPG 차량의 유지비용이 저렴해 보일 수 있다.

다만, LPG 차량은 대체로 가솔린 차량보다 연료효율(연비)이 저조한 편이다. 주요 LPG 모델의 공인연비는 △그랜저IG LPi 7.4㎞/ℓ △쏘나타 DN8 LPi 9.8∼10.3㎞/ℓ △아반떼 CN7 LPi 10.5∼10.6㎞/ℓ △K5 3세대 9.8∼10㎞/ℓ △QM6 LPe 8.6∼8.9㎞/ℓ △SM6 9.4∼9.5㎞/ℓ 등이다. 대체로 LPG 1ℓ를 이용해 10㎞ 이하 수준으로 주행하는 셈이다.

반면 동일 차량의 휘발유 모델들은 11∼15㎞/ℓ, QM6의 경우 경유 모델도 존재하는데 연비는 12.5㎞/ℓ다. 쏘나타나 K5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는데, 공인연비는 최대 20㎞/ℓ 수준이다.

연료와 전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혜택이 내년부터 또 줄어든다. / 게티이미지뱅크
공인연비를 감안하면 차량을 장기간 이용할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의 유지비가 다른 유종 차량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공인연비와 1일 기준 전국 평균 유가를 감안하면 동일 거리를 주행할 때 LPG와 휘발유 모델을 비교할 시 연료 소모는 LPG 차량이 더 많지만, 연료 가격 차이로 인해 LPG가 저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HEV) 차량과 비교할 시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휘발유 가격이 LPG 대비 약 두 배 정도이긴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료효율이 LPG 모델의 두 배를 넘어선다.

동일 차량, 동일 트림으로 하이브리드 모델과 LPG 모델의 신차 가격을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 않다. 쏘나타 DN8의 프리미엄 플러스 트림 가격은 하이브리드 모델인 2.0 HEV 차량이 3,108만원, 2.0 LPi는 2,859만원으로 250만원 정도 차이를 보인다.

또한 LPG 가스를 충전할 수 있는 가스충전소의 인프라가 일반 주유소 대비 적다는 게 불편하기도 하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주유소 개수는 소폭 줄어들었음에도 1만1,267개인 반면, LPG충전소는 여전히 2,000여개 수준으로 알려진다. 도심지에서도 운전자가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경로상에 주유소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LPG충전소는 경로를 벗어나서 둘러가야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LPG 차량은 일부러 먼 거리를 돌아 LPG충전소를 이용해야 해 연료를 추가로 소비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유가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해 유가 안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일부터 시행되는 휘발유, 경유, LPG 등의 유류세 인하폭 확대 적용 시에도 휘발유는 ℓ당 57원(247원→304원) 내려고, 경유는 38원(174원→212원) 저렴해지는 반면 LPG는 12원(61원→73원) 감소하는데 그친다. 유류세 인하율은 동일하게 지난달 대비 7%p 추가 인하하지만 LPG의 경우 가격 인하폭이 휘발유 대비 적다.

향후 유가가 안정을 되찾는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휘발유나 경유 가격 인하폭이 LPG 대비 크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동일하게 10%의 가격 인하가 이뤄지더라도 2,000원대의 휘발유나 경유는 200원이 낮아지지만, 1,100원대의 LPG는 100원만 인하돼 현재 1,000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약 800원 정도로 낮아진다.

이 경우 연비와 연료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시 동일 거리를 주행한 후 소모한 연료를 채워 넣을 때 주유비는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휘발유·경유 차량이 LPG보다 저렴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LPG 차량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복합적인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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