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1 20:07
김승희‧박순애, 장관 임명 '뜨거운 감자'… 고구마 줄기처럼 의혹 봇물
김승희‧박순애, 장관 임명 '뜨거운 감자'… 고구마 줄기처럼 의혹 봇물
  • 이선민 기자
  • 승인 2022.07.01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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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외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첫 해외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에서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이 나날이 거세지면서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도 김 후보자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결정이 쉽지 않는 형국이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1일 복지부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배포한 설명 자료를 통해 “정치자금을 사적 용도로 사용한 바가 없다”며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보도 내용도 계속되고 있어 정확한 사실관계에 따른 보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앞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한 이후 첫 입장 발표다.

김 후보자는 20대 국회의원 재임 중 렌터카 비용과 배우자 명의 자동차 보험료 등 1,891만 5,900원을 모두 정치자금으로 지출해 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관 후보자 지명 직후인 지난달 8일과 13일 이 금액을 선관위에 반납했다. 또한 의원 시절인 2020년 3~5월 정치자금 808만원을 보좌진에게 격려금 명목으로 줬고,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 400만원을 보내 ‘정치자금 털기’ 지적이 있었다.

그는 설명문에서 “정치자금을 고의적으로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며 회계 처리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인한 것”이라며 “임대·보험료 처리 등을 회계실무진이 진행했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 최근 문제를 인지한 후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회계 착오로 인해 집행된 자금은 반납해야 한다는 답변에 따라 반납한 것이다. 선관위도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결론짓고 고발한 것이 아니라, 위반 여부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온 김 후보자가 태도를 바꾼 것은 여당의 기류가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질문에 “김 후보자께서 그런 일을 하시지는 않았을 것이고 회계 책임자가 일을 하는 과정에서 그런 문제가 불거졌을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어찌됐든 좋은 모습은 아니다. 아무래도 국민들 여론이나 이런 것을 다 대통령께서 살피시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단은 대통령이 하겠지만, 그동안 상황 변화가 생긴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내표 회의실에서 열린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검증 TF 2차 합동회의’에서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내표 회의실에서 열린 ‘김승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 검증 TF 2차 합동회의’에서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 민주당 “윤 대통령이 사과해야”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해명 이후 오히려 역공에 나섰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즉각 사퇴해야 하고, 사퇴하지 않을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명 철회해야 한다”며 “여권 내에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시간을 오래 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범죄 혐의자에게 보건복지부의 수장을 맡길 수는 없다”며 “단순 흠결도 아니고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는 후보자를 임명 강행하는 일은 일찍이 없었다. 김승희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국민과 싸우겠다는 말이다”며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어 “부실한 인사검증이 부른 인사 참사의 모든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며 “범죄 혐의자가 100조 이상의 예산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의 수장을 꿈꾸어서는 안 된다. 김승희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역시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국회는 여야의 원 구성 합의가 지연되면서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태다. 윤 대통령은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한 상황이다.

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지난달 30일로 끝나면서 1일부터 윤 대통령은 법에 따라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은 나토 순방을 떠나면서 귀국 이후 임명 강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야당은 물론 여당의 압박까지 받는 상황이고, 박 후보자는 만취 음주운전, 논문 표절에 이어 최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재직 당시 갑질 의혹까지 제기됐다. 또한 모친의 농지법·건축법 위반 논란, 위장전입, 자녀의 서울대 장학금 특혜 논란도 해명이 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이 지난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후보자는 임명을 강행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김 후보자와 박 후보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두 후보자들은 윤 대통령이 초대 내각 성비 논란 때문에 뒤늦게 직접 천거한 두 여성 장관 후보인만큼 야당의 공세로 지명 철회에 나서기도 궁색한 상황이다. 두 후보자 모두 장관직에 대한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지명 철회를 하기에도, 임명 강행을 하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으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음에도 인사 문제로 인해 직무수행 긍정평가가 더 떨어져 ‘순방효과’도 거의 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조사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43%로 일주일 전 조사(47%)에 비해 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인사’(18%)와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인사 문제를 지적한 비율이 한 주 전에 비해 5%포인트가 늘어났다. 이는 김 후보자와 박 후보자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한편, 이번 후보자들의 논란이 여성 장관 논란으로 치부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한 야당 의원은 “이번 논란이 여성 후보자라는 것에 집중 되는 것도 걱정스럽다”며 “처음부터 내각 구성에 성비 문제가 있었고, 다급하게 인물을 물색하다보니 생긴 문제인데 윤 대통령의 여성에 대한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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