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여권의 지지율이 심상찮다. 고점을 찍은 이후로는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각 여당 내부에서는 이러한 지지율 위기의 원인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돌리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대표는 이러한 지지율 하락 국면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지율 위기 국면을 이용해 ‘기사회생’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3.5%로 전주 대비 1.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4주에 50.8%를 기록한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흔들리는 지지율은 국민의힘뿐만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 여론이 더 높다. 이날 같은 여론조사에 의하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50.2%로 긍정평가(44.4%)보다 높았다. 지난주 부정 평가(47.7%)가 긍정 평가(46.6%)를 앞선 데 이어 2주 연속 ′데드크로스′ 상황인 것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른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에 대한 위기감, 연이은 정부 인사 실패 등이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불안정한 여당의 상황도 한몫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 사이 갈등이 ‘내홍’으로 비화하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것이다. 그간 당 안팎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이 대표에 대한 책임론은 더 커지고 있다. 사실상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문제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가 불씨가 된 만큼, 그가 지지율 하락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엔 대통령 선거 국면서부터 ‘자기 주장’을 해 온 데 대한 불만도 가득하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에서 “그동안 누적된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라며 당내 상황을 설명했다.

◇ 이준석 ‘지지율 회복’ 자신… 돌파구 찾기?

이러한 분위기는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기류로 이어진다.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선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여론을 보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며 “그래서 여론으로 마녀 사냥 하듯 징계를 때릴까 봐 걱정”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인 셈이다.

다만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가진 ‘상징성’을 따진다면 징계가 ‘역풍’을 불러올 것이란 평가도 다분하다. ‘20·30세대’를 비롯해 ‘중도 확장성’을 쌓아 올린 이 대표를 징계함으로써 오히려 지지율의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평가다. 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부당한 징계, 근거가 없다면 상당한 동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리위가) 섣부른 정치적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이 대표 역시 이에 기대는 눈치다. 자신의 능력이 ‘개혁’과 ‘쇄신’에 방점이 찍혀있는 만큼, 이러한 정책적 능력을 적극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도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이날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며 “개혁적 성향의 정책을 준비해 일관되게 밀어붙이면 대중은 그것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이 대표의 발언이 오히려 그가 놓인 ‘위기 상황’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 역할을 했던 박성민 의원이 대표 비서실장 직에서 사임을 한 뒤 이 대표의 행보가 ‘윤심(尹心) 잡기’와 가까워진 것도 해석을 더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지율 발언은) 이 대표에게 더 이상 돌파할 수 있는 여력이 다 소진됐구나 하는 생각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