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분야가 급격한 발전을 이루면서 이를 뒷받침할 ‘AI반도체’가 미래 산업 분야의 중추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AI반도체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서초=박설민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분야가 급격한 발전을 이루면서 이를 뒷받침할 ‘AI반도체’가 미래 산업 분야의 중추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의 미래 AI반도체 시장 경쟁력 확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AI반도체 시장, 2025년 700억달러 규모 예상

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된 ‘Tech & Future Insight Concert’에 참가한 IT분야 전문가들 역시 우리나라의 AI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K-인공지능반도체,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맡은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은 “AI와 반도체 기술이 융합된 AI반도체는 서버와 클라우드 등 AI인프라에서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자율주행이라든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분석 등 AI활용분야에서도 급격한 확산과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AI반도체 시장은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는 초기 형성 단계의 시장으로, 국내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을 잘하고 활용분야를 잘 찾는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개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수출 주도 경제에 활로를 열어줄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된 ‘Tech & Future Insight Concert’에서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은 “AI와 반도체 기술이 융합된 AI반도체는 서버와 클라우드 등 AI인프라에서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박설민 기자

전문가들이 AI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AI반도체 자체가 AI 관련 서비스 구현을 위해 요구되는 데이터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반도체라는 점에 있다. 즉,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자동차 등 AI 기반 4차 산업의 핵심이 바로 AI반도체라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의 예측 뿐만 아니라 실제로 AI반도체 시장 전망 자체도 매우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230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25년 7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도 “오는 2025년 전 세계 AI반도체 관련 매출은 6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1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태티스타는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도 “2025년에는 AI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의 1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2017년 7%에 불과했던 것에 비교하면 매우 빠른 성장속도로 전체 성장은 2020년부터 2025년 사이에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행사에서 발표를 진행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오윤식 PM은 “반도체라는 것은 산업의 쌀이라고들 많이 이야기한다”며 “특히 컴퓨터, 모바일 기기 등과 함께 ICT산업의 핵심 두뇌 역할을 하며 고속 성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PC,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혁신을 주도한 기업이 성장해 왔는데 AI가 시대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새로운 성장기회를 가져왔다”며 “이런 패러다임 전환에 필요한 반도체가 바로 AI반도체”라고 AI반도체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 추이 ( /Source: Google Flourish>

◇ AI반도체 시장 경쟁력, 결국 핵심은 ‘인재 양성’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이처럼 가파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AI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인재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이는 AI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가 현재 강력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메모리 분야’가 아닌 시스템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AI반도체는 반도체 회로 구조, 기술구현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GPU’와 ‘FPGA’, ‘뉴로모픽 칩(인간의 뇌의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모사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등이 이에 속하는데, 이들 모두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세계 최강’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대만의 TSMC나 미국의 퀄컴, 엔디비아에 크게 밀리는 형편이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은 AI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인재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이혁재 교수(사진)는 “학부 증원, 교수 충원, 전자전공 내 반도체 트택, 타전공생을 위한 연합 전공, 실험 및 실습 교육 보완과 교육용 장비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설민 기자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미국이 69.1%로 앞도적으로 높았으며, △대만 11% △유럽 8.6% △일본 4.8% △중국 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반도체 최강국’으로 불리는 국내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에 불과했다.

Tech & Future Insight Concert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현황’에 대해 발표한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이혁재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10년 기준 약 3만명, 1년 기준 3,000명 정도의 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를 예로 들면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우에 대략 한 2만명 정도의 반도체 인력이 있는 반면 경쟁사인 TSMC의 경우 6만4,000명이 있다”며 “시스템LSI부문도 대략 1만명이 근무하는데 경쟁사인 퀄컴은 4만5,000명이 일하는 상황이라 인재 숫자 측면에선 비교가 안될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인력 부족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추세”라며 “학부 증원, 교수 충원, 전자전공 내 반도체 트택, 타전공생을 위한 연합 전공, 실험 및 실습 교육 보완과 교육용 장비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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