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본사 지분 100%… 19·20년 순이익 100% 배당 이어 3년 연속 고배당
토요타 “유보됐던 제20기 배당금 포함… 배당금은 신차개발 등에 활용”

/ 제갈민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019년 이후 고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2021년 회계연도에서도 과도한 배당금을 지급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제23기 회계연도(2021년 4월 1일∼2022년 3월 31일, 이하 당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기 배당금은 순이익의 약 2.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일본 본사 ‘토요타 모터 코퍼레이션(토요타자동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외투기업이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배당금으로 설정하면, 외화가 일본 본사로 흘러들어가는 구조인 셈이다.

그럼에도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2019년(제21기)과 2020년(제22기) 순이익의 100%를 배당한 것에 이어 올해(제23기)는 순이익의 278%를 배당금으로 설정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당기 실적은 △매출 7,654억원 △영업이익 379억원 △순이익 286억원이다. 당기 배당성향은 278.1%로, 796억원이 일본 본사에 배당됐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2019년 하반기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2020년까지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가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2019년(제21기) 회계연도에는 순이익이 제20기 대비 56.9% 급감했는데도 2년 연속 순이익 전액을 일본 본사로 배당을 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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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자동차가 최근 4년 순이익 전액을 일본 본사로 배당했다. / 제갈민 기자

이러한 상황을 한 차례 겪었음에도 이번에는 순이익을 크게 웃도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설정한 것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당기) 국내 시장에서 렉서스는 9,313대, 토요타는 6,192대를 판매했다. 전기(2020년 4월 1일∼2021년 3월 31일) 판매 대수는 렉서스 9,496대, 토요타 6,167대로, 당기 실적이 소폭 저조함에도 매출은 326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1억원 늘었다.

매출 증가의 경우 차량 가격 인상 등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매출과 매출원가 차액이 커져 매출 총이익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났다. 덕분에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지출이 전기 838억원에서 1,008억원으로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영업외수익 부분도 전기 대비 164%(2.64배) 증가했고, 반대로 영업외비용은 약 절반 정도 줄어 최종적으로 당기순이익은 전기 대비 25%(1.25배) 증가한 286억원을 달성했다.

이렇게 실적이 증가한 점은 한국토요타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긍정적인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적 성장과 달리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모습이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일본 본사로 가져가 결국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측은 이번 배당성향 증가에 대해 최근 한 차례 배당을 유보했던 것이 반영되면서 당기 배당이 순이익 대비 크게 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 2018년(제20기) 회계연도에는 배당금을 설정하지 않았다. 당시 순이익은 약 510억원이다. 제20기 순이익 510억원이 당기 배당에 포함된 것이다. 실제로 최근 4년(제20기∼제23기) 순이익을 모두 더하면 동기간 배당금과 동일하다. 이는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 1,244억원을 모두 일본 본사로 배당해 송금한 것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 관계자는 “배당금은 일본 토요타 본사로 보내지는 게 맞지만, 이는 향후 신차 개발이나 한국 시장을 위한 블루카본 사업 등 사회공헌을 확장하는 데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당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부금으로 10억원을 활용했으며, 당기를 포함해 최근 4년간 약 37억원을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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